베이징 김혜원특파원
2015년 12월6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환러해안 테마파크에서 '마틴 제트팩' 첫 시험 비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중국판 실리콘밸리' 선전 <2> 中 최고 항공우주 기업 광치과학뛰는 기업 위에 '나는' 벤처20대 후반 美 유학 청년 5명단돈 3300만원으로 창업지하 창고서 중고 기계로 연구 매진2012년 12월 공산당 총서기 갓 취임한 시진핑 첫 시찰 스타트업아이언맨 슈트 마틴 제트팩으로 전 세계 화제몰이창업자 최종 목표 '미래를 현재로 가져오는 것'[선전(중국)=아시아경제 김혜원 특파원] "솔직히 말하면, 바람이 없으면 노라도 젓자는 심정이었습니다."20대 중후반의 미국 유학파 '빠링허우(八零後·1980년 이후 출생한 중국의 젊은이)' 다섯 명이 부모님에게 빌린 단 돈 20만위안(약 3300만원)으로 창업할 당시는 잿빛 미래뿐이었다. 땅뿐만이 아닌 하늘과 같은 또 다른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미래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그들의 외침은 공허하기만 했다. 류뤄펑(劉若鵬) 광치(光啓)그룹 창업자 겸 회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주위의 많은 사람이 우리 80년대생이 이론 말고 무엇을 실현할 수 있을 지 확신하지 못했다"면서 "처음 시작할 때 우리는 많이 낙심했다"고 털어놨다.20㎡ 남짓한 지하 차고에서 남이 버린 중고 기계를 가져다 무작정 실험에 매진했다. 기술력으로 증명하는 것 외엔 답이 없었다. 연구 성과는 곧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허 건수는 4000건을 훌쩍 넘었고 특히 메타물질 분야에서는 전 세계 특허의 86%를 독차지하는 데 이르렀다. 류 회장은 "지금 되돌아보면 좌절은 창업자가 더 정확하게 앞길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일"이라며 "창업의 길은 매우 고되지만 얼굴은 두껍게, 마음가짐은 강대하게 가진다면 도전을 멈춰야 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2년 12월 공산당 총서기 취임 후 유망 스타트업 가운데 처음으로 광치과학을 시찰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점 찍은 스타트업= 2012년 12월 광치과학에 뜻밖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사가 발칵 뒤집혔다.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갓 취임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창조·혁신의 메카' 광둥성 선전시를 방문하는 일정에 광치과학 시찰을 넣겠으니 준비하라는 통보가 내려온 것. 당시 광치과학은 창업 3년 차 무명 스타트업이었을뿐더러 엎어지면 코 닿을 데 화웨이·텐센트·비야디 같은 내로라하는 기업이 수두룩했던 때다. 창업을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시 주석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대중창업 만중창신(大衆創業 萬衆創新)'과 맞아떨어지는 기업으로 광치과학이 낙점된 것이다.시 주석은 지금보다 더 작고 초라했던 본사 쇼룸을 슬쩍 둘러보고선 "세계적인 혁신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양징루 광치그룹 브랜드 총감은 시 주석이 광치과학을 첫 번째 시찰 기업으로 선택한 데 대해 "국영이 아닌 민영 기업이 미래형 혁신 제품을 개발하고 성과를 거두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업…최종 목표는= 광치과학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업이다. 다른 기업은 주로 기존의 것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지만 전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이들의 지향점이다. 남들이 스마트에 몰두할 때 하늘을 비행하는 자동차를 그리는 식이다. 양 총감은 "마틴 제트팩이나 클라우드(雲端), 트래블러(旅行者)와 같은 광치과학의 대표 제품이 생소한 이유는 처음 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쉽게 설명하면 제트팩은 1인용 비행기구, 클라우드는 열기구 모양으로 하늘에 띄우는 차세대 통신 비행선, 트래블러는 20~30㎞ 상공에 올라 공간 정보를 수집·연구하는 우주 비행기구다. 지난해에는 클라우드가 실적 개선에 톡톡한 효자 역할을 한 덕분에 주당 11.34홍콩센트의 이익을 남겼다. 물류 기능을 공중으로 옮기는 태양열 비행선 태양방주(太陽方舟)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광치그룹의 창업자 류뤄펑(劉若鵬) 회장이 1인 비행기구인 '마틴 제트팩'을 시연하고 있다.
이 외에도 광역 인터넷망인 슈퍼 와이파이와 스마트 광자(光子) 기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빛을 매개로 인증과 결제, 방범 등 다양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는 스마트 광자 기술력 제고에 힘쓸 계획이다. 양 총감은 "한 글로벌 카드사와 공동으로 이전에는 전혀 없는 결제 기능을 갖춘 카드를 만들어 테스트하는 단계"라며 "아직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지만 최소 5년 이내에는 통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광치과학의 최종 목표는 '미래를 현재로 가져오는 것'이다. 류 회장은 "미래의 발전 방향은 공간의 다양한 개발과 이용을 의미하는 딥 스페이스(深度空間)"라며 "딥 스페이스와 다른 산업을 융합함으로써 땅에서만 응용했던 것을 다양한 공간으로 넓히고 산업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를 통해 모든 지역의 정보·물류·통신·교통 등을 하나로 연결하는 지구촌을 만들겠다는 큰 포부다. 류 회장은 "광치글로벌혁신공동체(GCI)가 모든 것을 인류에게 전달하는 운반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전 세계 혁신 자원을 모아 미래를 설계하고 실현하며 공유해 세대를 뛰어넘는 변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광치과학은 한국시장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KOTRA와 신설하기로 한 혁신디자인연구소 프로젝트는 정치적인 이유로 다소 진행이 더디지만 지난해에만 한국을 세 차례 방문하는 등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한국 정부·기업과 협업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