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T코스·경사로'에 운전면허 수험생들 '멘붕'

합격률 절반 불과...거듭된 탈락에 시간 오래 걸리고 학원비, 응시료, 추가 수업비 등 비용 부담 급증...수험생들 '눈물'

출발선 앞에서 대기 중인 운전면허시험장 차량. 오늘(22일) 부터 강화된 운전면허시험은 종전의 '물면허'에서 '불면허'로 변모할 전망이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금보령 기자]수도권 주민 A(20)씨는 지난달 운전면허 시험에서 네 번이나 떨어진 끝에 겨우 합격했다. 특히 최근 부활돼 악명 높은 T코스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A씨는 "기능시험에서 여러 번 떨어지니 정신적으로 긴장이 돼서 더 합격이 어려웠다"며 "시험을 몇 번씩이나 보다 보니 시간 낭비는 그렇다 치더라도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불면허'로 인해 수험생들의 불만이 높다. 합격률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면서 시간과 비용이 지나치게 들어간다는 하소연이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새 운전면허시험제도 시행 후 지난달 말까지 장내 기능시험 합격률은 53.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기능시험 주행거리를 50m에서 300m로 늘리고 과거 대표적 난코스로 꼽힌 경사로와 'T자 코스'가 부활해 난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T자 코스, 경사로가 없었던 '물면허' 시험의 합격률이 92.8%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합격률이 낮아진 셈이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100만원에 가까운 학원비ㆍ시험 응시료로 고민하고 있다. 면허시험장의 1ㆍ2종 보통 장내기능시험과 도로주행 응시료는 각각 1만8500원, 2만5000원이다.또 낙방할 경우 추가로 수업 받는 비용도 4~5만원에 이른다.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운전학원의 경우 2종보통의 학원비가 58만4300원에 시험 볼 때마다 기능시험은 4만7500원, 도로주행은 5만1700원, 필기시험은 1만2500원씩 내야 한다. 탈락할 경우 추가시험 비용은 기능/주행 상관없이 시간당 5만5000원씩 받는다. 합격률이 절반 정도 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낙방할 경우 추가 교육비와 시험 응시료를 합치면 학원비가 총 100만원에 이를 수 있다.경기도 한 운전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기능시험 바뀌기 전에는 시동 켜고 앞으로 50m만 가면 됐는데, 지금은 T자 코스 등 여러 가지가 더 생겨서 아무래도 합격률이 떨어지긴 한다"며 "그래도 장내기능 2시간이었는데 지금은 4시간으로 늘어서 연습 잘하면 된다. 1종이나 2종보통보다는 합격확률이 높은 2종 오토 지원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응시생이 바뀐 시험에 적응하면서 합격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학원비도 학원 간 경쟁을 통해 점차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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