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속에 1만3500여명 몰렸다…김일성경기장 응원 어땠나

[아시아경제 평양 공동취재단] 5일 평양에 는 오전부터 계속해서 비가 내렸지만, 홍콩과의 경기를 보기 위해 1만3500여명의 관중이 김일성경기장을 찾았다. 북측 관계자는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은 날씨 같은 거 신경쓰지 않습네다"라고 말했다. 대부분 무채색 의상을 입어 관중석은 검은색으로 보였다.경기장에는 이날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경기가 있는 4개국의 국기가 AFC 깃발과 함께 게양됐다. 김일성경기장에 태극기가 걸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에 앞서 북측 국가가 울리자, 관중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합창했다.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도 본부석에 나타나 관전했다.이날 경기에서 북측은 아래, 위 붉은색 유니폼을, 홍콩은 상하의 모두 흰색인 유니폼을 입었다. 경기 내내 집단 응원을 하거나 구호를 외치는 모습은 없었다. 관중들은 자기네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와아~"하는 함성을 내질렀다. 아깝게 득점을 놓치면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반대로 홍콩 선수들이 공격을 감행하면 "우~"하는 야유를 보냈다. 원정팀 선수들이 홈팀 선수에게 공을 빼앗기거나 밖으로 공을 걷어내면 여지없이 웃음을 터뜨렸다.전반 12분 홈팀이 코너킥 상황에서 첫 득점을 올렸다. 관중석은 환호와 박수 소리로 가득찼다. 이어 장내 아나운서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15번 리은영 선수가 득점했습니다"라고 말하자, 또 다시 경기장에는 환호가 터져나왔다.경기장에는 두 개의 전광판이 설치돼 있었다. 한 전광판에서는 경기 실황이 중계됐고, 다른 전광판에는 시간과 함께 점수가 적혀 있었다. 김일성경기장의 지붕이 관중석을 모두 가리지 못해 일부 관중들은 우산을 쓴 채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장 매점에서는 통상적인 경기장과 마찬가지로 음료수와 과자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기자석에는 한국, 홍콩 기자들뿐 아니라 북측 취재진도 있었다. 북측 TV 중계진은 모니터와 경기장을 번갈아 바라보며 갱지에 뭔가를 적어가며 경기를 중계했다.경기 내내 홈팀이 전원 공격을 했고, 홍콩은 전원 수비를 했다. 홍콩은 공을 걷어내는 데 급급했다. 북측 골키퍼는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라와 마치 경기를 관람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북측은 전반 28분과 39분에 김윤미가 추가 득점을 올렸다. 전반 추가 시간 코너킥이 홍콩의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며 그대로 골로 이어졌다. 장내 아나운서가 "중국 홍콩팀의 자체 실수에 의한 득점이었습니다"라고 말하자, 관중석에선 또 다시 웃음이 터져나왔다. 후반전 중반인 오후 4시 20분쯤 김일성경기장에는 라이트가 켜졌다. 북측은 후반전에도 경기를 지배했지만, 후반 22분 중거리 슛으로 한 골을 더 보태는 것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5-0 승리를 거둠으로써 북측은 지난 3일 인도를 8-0으로 꺾은 데 이어 2연승을 기록했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문화스포츠레저부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