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마포구 경총 회장집무실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일부 재벌과 총수의 잘못을 바로잡겠다면서 추진하는 경제민주화가 자칫하단 모든 기업을 죽이는 오버킬(over kill·과잉살륙)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 기업에 대가 바라지 않고 한일 많아-기업에 이익됐다 무조건 정경유착 매도 안돼-상법개정안, 대기업보다 중기가 더 위험에 노출-공수 양쪽 수단 균형있게 줘야…본받을나라 있음 좇아야-재벌과 총수들, 지탄받을 짓했지만 괘씸죄로 오버킬 우 범해선 안돼-정치인들 실리콘밸리 中 등 돌아봐야.. 정치도 글로벌경쟁 해야-다수결 통하지 않는 선진화법 …경제살린다 무지하게 회의해도 된게 없어-규제완화는 투자-일자리창출의 필요조건…충분조건은 수요확대로 해야-노동시장은 기취업자 위한 제도…취준생들 호소 들어줘야 대담=이경호 산업부 차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0일 야당 주도의 상법개정안을 비롯한 재벌개혁을 두고 오버킬(over killㆍ과잉살육)을 경고했다. 오버킬은 경제 분야에서는 물가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수요를 지나치게 억제함으로써 결국은 경기를 냉각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박 회장은 몇몇 특정 기업이나 총수의 잘못을 지렛대 삼아 입법을 통해 규제할 경우 오히려 중견기업을 비롯한 전체 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상법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해외 투기세력의 경영권 탈취 시도가 법적 대항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최대 피해자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불거진 정경유착 논란에 대해서도 이전부터 있어왔던 정부의 기업지원을 모두 정경유착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입법만능주의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회를 향해서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중국의 선전 등과 같은 혁신도시들을 찾아 국제경쟁에 대한 시각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있던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장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의 정국상황과 대내외 경영환경에 대해 2시간가량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서비스 전도사, 일자리 전도사로 불리는 박 회장은 "현 노동시장이 취업자 중심으로 돼 있어 취업에 목말라하는 청년과 취업준비생들에게 불리하다"면서 "대기업들이 4000만원 이상 대졸 초임을 낮추고 연차를 모두 소진하도록 해 여기서 마련된 재원으로 청년과 사회적 약자의 고용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순실 사태로 정경유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하고 기업하고 원수처럼 살 순 없지 않은가. 롯데그룹이 고층건물(롯데월드타워)을 짓는데 정부가 활주로의 각도까지 틀어서 가능하게 해줬다. 대가를 안 받고 해줄 수 있는 일도 있다. 그런데 "반드시 대가가 오갈 것"이라거나 "이게 그 대가였다"하는 식의 음모론이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권 초창기 한 일은 경기 파주에 LG 디스플레이 공장을 착공하도록 한 것이다. 파주 LG 디스플레이는 규제백화점이자 군사시설도 있던 경기 북부에 파격적이고 이례적으로 규제를 풀어 조성된 대규모 산업단지다. (허가가 날 것이라고는)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건데 해줬다. 이게 정경유착인가. 경제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위해 해야 될 일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기업한테 이익이 됐다고 해서 반드시 정경유착이고 나쁜 것이라고 봐선 안 된다. -해외에선 한국 기업 모시기가 한창이다. ▲1997년 5월 한라그룹이 영국 웨일스 머서티드필에 중장비 공장을 준공했을 때다.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이 직접 준공식에 와서 축사까지 해줬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10년 미국 업체도 아닌 한국 기업인 LG화학의 배터리공장 기공식에 참석해서 축사를 해줬다. 총 투자금액(3억달러)의 절반은 연방정부가 현금 지원했고 1억3000만달러는 미시간주로부터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았다. 도대체 일자리가 얼마나 만들어지길래 대통령까지 왔는가 하고 물어보니 500명이라고 하더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모든 나라가 간도 쓸개도 다 빼주고 하는데 정부가 기업을 위해 하는 것을 정경유착으로 안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