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의 시선 퍼포먼스_유현미 작가[사진=사비나미술관 제공]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숫자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언어 중 가장 육체적이고 동시에 정신적이다. 이번 전시에서 이런 수의 두 가지 요소를 통해 예술 혹은 철학의 속성과도 일치하는 부분을 보여준다” 숫자는 그 의미가 광범위하면서도 정확하며 철학적이다. 작가는 이러한 숫자의 정신적이고 유기적인 세계에 집중하며 예술 소재로 활용한다. 사비나미술관은 2017년 3월 첫 전시로 오는 8일부터 내달 7일까지 유현미 작가의 개인전 ‘數(수)의 시선’을 마련한다. 사진, 설치, 영상 등 열여덟 점을 공개한다. 작가는 오가와 요코의 소설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영감을 받아 수학자의 눈을 통해 바라본 공간을 상상하고 재해석한다. 작품 속에 나타난 공간과 숫자는 일상의 언어보다 더 많은 의미와 상징을 담고 있다.
전시장 전경[사진=사비나미술관 제공]
작가는 미술관 공간을 흰 도화지로 여기고 거대한 드로잉 작업을 한다. 지난 10여 년간 공간과 사물을 회화로 전환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실과 가상, 사진과 그림, 평면과 입체 사이를 오가며 보는 것에 대한 인식의 혼돈을 불러일으켰다. 일상적인 3차원 공간을 2차원 또는 4차원적이란 느낌을 갖도록 연출하는 것이 작업의 핵심이다. 그림이 된 현실 속으로 들어가 작가의 작품 내용과 형식을 관객이 체험할 수 있게 한다. 관람객은 1층 전시장에 드로잉 된 공간을 자유롭게 거닐면서 거대한 화면 안으로 이동한다. 색을 쓰지 않은 채 검은 선과 숫자로 가득한 공간으로 인해 관객은 공간과 시간, 입체와 평면 사이를 오가는 체험을 한다. 총 열두 점이 전시되는 지하전시장에는 공간 드로잉 과정을 영상에 담아 상영한다. 전시장은 거대한 드로잉 북의 개념으로 재탄생한다. 학교복도, 욕실, 강의실, 작업실 등의 일상의 곳곳에서 진행된 다양한 드로잉 퍼포먼스는 예측할 수 없는 선과 선의 만남으로 하나의 형상이 되어가거나 흐트러진다. 사람과 사람의 즉흥적인 행위를 통해 세상의 우연한 질서와 이치를 발견할 수 있다.
유현미_Drawing for 433_190x126cm_잉크젯 프린트_2017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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