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UP 스토리] 전기차충전소 '설치' vs '안돼'...현대차 노사 '신경전'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현대자동차 노사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늘 긴장관계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이유가 좀 색다릅니다. 바로 전기차 충전시설 때문입니다. 현대차 노조는 1분기 노사협의회 안건으로 사내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요구했습니다.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협력 관계를 높이기 위해 각 사업자별로 설치하는 기구입니다. 노사 양측이 임금 등 근로조건을 두고 서로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전개하려는 '단체교섭'과는 달리 노사 공동의 이익을 높이기 위한 의제가 중심이 되지요. 그래서 노사협의회 안건은 주로 작업환경, 근로자의 고충 처리 등 직원들의 복지증진과 관련된 사항이 많습니다. 안건 협의가 안됐다고 해서 파업, 불매운동 등을 벌일 수 있는 '쟁의권'도 부여되지 않고요. 노조는 '전기차 충전시설 요구'에 대해 "친환경자동차를 개발하는 자동차 생산업체에서 전기차 충전시설이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사측을 공격합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내에 주유소를 설치해달라는 것과 비슷하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일부 노조원이 전기차로 출퇴근하는데 그들의 편의를 위한 요구라는 것이지요.현재 현대차그룹에서 전기차 충전시설을 갖춘 곳은 연구개발을 해야 하는 연구소와 차량 개발을 담당하는 상품팀이 있는 본사입니다. 필수적인 곳에만 충전시절을 둔 것인데요, 향후 충전시설은 사내가 아닌 외부에 중점적으로 늘려 일반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사측의 판단입니다.노사협의회 제도는 단체교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대립적 노사관계를 지양하고 협력적 노사관계를 이끌어내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근본적으로 노사 간의 대립을 통한 문제해결보다 회의와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제도이지요. 현대차 노조의 전기차 충전시설 요구가 이에 부합하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지난해 최장기 파업에 이어 올해도 노사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지몽은 아닌지 벌써부터 우려됩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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