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상체제]'부패 스캔들' 낙인…中, 뒤에서 웃는다

이 부회장 구속 수사, 해외선 벌써 '부패 스캔들'로 규정韓 최대 기업 총수 수갑 찬 모습 전세계 매체 공개될 듯대외 신인도·이미지 실추…글로벌 경쟁 기업들 반대 급부'한국 타도' 외치는 中은 스마트폰·반도체·디스플레이 맹추격

이재용 부회장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삼성 총수인 이재용이 부패 스캔들로 체포됐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친 애플 성향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애플인사이더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을 전한 기사 제목이다.특검은 지난 14일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등 5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19시간동안의 심리 끝에 지난 17일 이를 받아들였다. 이 부회장은 현재 서울구치소에 구속돼 있다.이 부회장의 최종 유무죄 여부는 앞으로 진행될 법정 재판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특검과 이 부회장 측간 치열한 법정 공방을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이 부회장은 아직 피의자일 뿐이다. 하지만 법원이 구속수사를 확정하면서 해외에서는 이미 '부패 스캔들'로 규정되고 있다. 벌써부터 삼성에 대해 '부패기업'으로 낙인찍히고 있는 것이다. 당장 18일 오후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 총수가 수갑을 찬 채 소환조사를 받는 모습이 전세계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전해질 전망이다.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의 대외 신인도와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면 그 반대급부는 누구의 몫이 될까?◆스마트폰 시장 급변…치고 올라오는 中 기업=현재 전세계 정보기술(IT) 및 전자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한순간 방심하다 순식간에 경쟁에 뒤처져 기억 속에 사라질 수 있다.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로 군림했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결국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해야 했다. 노키아는 올해 스마트폰 사업을 재개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첨단 산업에서 한번 낙오된 기업이 다시 살아남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이 1, 2위를 다투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화웨이, 비보, 오포 등 신흥 강자들이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삼성은 지난해 현지 기업에 밀려 5위권 밖으로 벗어났다. 반대로 중국 스마트폰 기업은 자국을 넘어 유럽, 북미로 점차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삼성은 지난해 9월 갤럭시노트7 리콜 이후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S8을 성공적으로 데뷔해야만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다.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일부에서는 "오너가 없더라도 능력있는 전문 경영인이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하지만 그룹 총수가 구속 수사를 받는다면 전문경영인이 과연 아무 흔들림없이 경영을 잘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조원의 손실 발생을 감수하고 단행했던 갤럭시노트7 리콜 결정은 오너가 아니면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경영인이 일상적인 경영은 가능하겠으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수조원을 투자하는 등 굵직한 의사 결정은 결국 오너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때 전세계 전자 산업을 호령했던 일본 기업의 어려움을 겪는 이유중 하나는 강력한 오너십으로 대규모 투자를 했던 한국 기업에 밀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中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굴기'…삼성, 투자 위축 우려=그동안 한국 전자산업을 이끌어 왔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현재 중국이 맹추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 '디스플레이 굴기'를 내세우며 자국 기업에 엄청난 특혜를 부여하며 한국 기업 타도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중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1조위안(약 17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자급률을 20%에서 7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100% 수입에 의존하는 메모리 반도체를 자급하기 위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는 오는 2020년까지 240억 달러를 투입해 3D 낸드 플래시 공장을 짓기로 했다. 올해 들어서는 우한(허베이성), 쳉두(쓰촨성), 난징(장쑤성) 등 3곳에 7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생산 기지를 건설하고 시스템 반도체 신설 공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특검 수사로 아직 삼성은 올해 투자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중국은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해서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OLED 분야에 오는 2020년까지 22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은 2003년 이후 LCD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2~3년 안에 중국에 1위를 내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은 이에 그치지 않고 OLED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세계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나 중국 기업의 추격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 사업계획 차질, 협력사 등 불안감 가중"=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춤할 경우 그 피해는 삼성 하나로 그치지 않는다. 삼성 협력사, 더 나아가 국가 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등 9개 계열사의 1, 2차 협력사는 총 4300여개, 임직원수는 6만3000여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된 협력사만 1000여개에 달한다. 작년 4분기 삼성전자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반도체의 경우 협력사가 95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 신인도 하락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삼성그룹의 사업 계획 차질뿐 아니라 25만 임직원과 협력업체, 그 가족들까지 불안감이 가중되는 등 그 충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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