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C 디지털파빌리온 'VR 디벨로핑베드' 가 보니3D영상·3D음향+모션센서의 결합실제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시청각에 깜짝[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2평 남짓한 직사각형 공간. 사방의 벽은 작은 피라미드처럼 솟은 검은 스티로폼으로 촘촘히 덮여있다. 기어VR을 머리에 쓰자 곧 여행이 시작됐다.장가계의 장엄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좌우를 둘러봐도 여기는 중국 장가계다. 탁 트인 시야와 함께 원근감과 입체감이 살아있어, 두 눈이 가려져있는 상태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고개를 아래로 내리는 순간, 무릎이 저절로 굽혀질 정도로 놀랐다. 높이 솟은 돌산 위에 아슬아슬하게 설치된 작은 유리다리, 여기에 위태롭게 서 있는 게 아닌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어두침침한 작은 방이었는데…."걸어다녀 보세요." 체험관 안내자가 권했다. 실제 생활에서 걸어다닐 때의 시야 변화와, 가상현실 속 시야 변화가 똑같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장가계의 왼편 풍경이, 오른쪽으로 돌리면 또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아까 본 검은 스티로폼들이 부디 푹신하길 바라면서, 조심조심 앞으로 걸어 유리다리 끄트머리로 갔다. 한 발짝만 더 걸으면 안개에 덮여 바닥을 알 수 없는 낭떠러지다.앞서 체험한 어느 국회의원의 휘청휘청하는 모습을 보며 '나이는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했는데, 금세 경솔함을 뉘우친다.
이번엔 두바이의 초고층 빌딩 위에 서 있다. 저 아래 도시를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눈 앞에 갑자기 드론이 나타난다. 드론의 힘찬 프로펠러 소리가, 전혀 가짜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드론이 시야 오른쪽으로 비행하니, 프로펠러 소리도 오른쪽으로 점점 기운다. 시야를 드론쪽으로 옮기니 이제야 양쪽 귀에 들려오는 프로펠러 음량의 균형이 맞다. 중국 장가계에선 시감각을 속이더니, 아랍에미미리트 두바이에선 청감각을 속인다.5분 남짓한 짧은 참가였지만, VR체험 중이라는 사실을 순간 잊을 정도로 완벽하게 공감각적인 체험이었다.과장이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과장이 아니다. 인지감각을 철저하게 농락할 수 있었던 비밀은, '기어VR'과 '3차원 입체오디오', '사용자 위치추적 센서 기술'의 결합이었다. 이 방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는 3차원 입체음향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사방에 설치된 위치추적 센서가 이용자의 움직임에 맞춰 기어VR 디스플레이 속 화면과 소리를 정확히 일치시켰다. 시각과 청각이 따로 놀거나, 시각과 신체 움직임이 따로 놀면 멀미가 일어난다. 그런데 이곳에선 실제 움직임에 따라 풍경도 바뀌고 소리도 바뀌니, 속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 체험 전시를 마련한 김지헌 디지소닉 대표는 "초음파 위치추적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직접 움직이며 가상현실 체험을 제공하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곳이 처음"이라며 "VR콘텐츠의 진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5세대통신(5G)이나 VR하드웨어기기의 발전과 같은 제반환경이 마련된다면, 지금 체험하는 것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의 미래성장동력으로 꼽히는 VR·VR 산업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터가 상암에서 문을 열었다. 정부는 2020년까지 400억원을 들여 상암DMC를 VR·AR산업의 메카로 만들 계획이다. 10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상암 DMC 누리꿈스퀘어에 '한국 VR·AR 콤플렉스(KoVAC : Korea VR AR Comlex)'를 열고, 국내 개발자와 기업들에게 VR관련 교육, 창업, 기술 및 인프라, 상용화 등을 연계해 지원한다.땅 2평에서 즐기는 장가계·두바이 여행은 상암 디지털파빌리온 2층에 위치한 'VR 디벨로핑 베드'에서 가능하다. 이곳은 정부 지원과제 VR콘텐츠에 대한 테스트 및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공간이다. 현재 12개 기업이 입주해있다. 이들 기업은 저마다 특색있는 VR콘텐츠를 제공한다.체감형 VR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직접 움직이면서 좀비를 사냥하는 FPS 게임, 실제 작동하는 미니 기차를 타고 짜릿한 시각경험을 하는 VR 롤러코스터 등이 마련돼 있다. 또 스키 시뮬레이션게임은 실제 스키 장비와 폴 형태의 거치대·강풍기가 설치돼 있어 스키장에 가지 않고도 설원을 미끄러지는 체험을 할 수 있다.일반소비자는 물론 투자자, 전문가 등 누구나 방문해 국내 VR·AR기술의 최첨단을 11월까지 체험할 수 있다. 다만 방문 전 디지털파빌리온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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