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아베의 회담을 보도하는 日 NNN TV. (사진 = NNN TV 캡쳐)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10일(현지시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풀어 놓을 선물 보따리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과거 조지 워커 부시 대통령 시절 '부시의 푸들'로 불렸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같은 저자세 친미 외교 행보로 읽힌다. 트럼프의 환심을 사 경제, 외교, 안보분야에서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겠다는 모양새지만 그 뜻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정부가 기업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릴 만한(tweetable)' 미국 투자 계획의 세부 사항을 밝혀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아베 총리가 일본 공공투자기관도 고속철도 건설 등 수백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인프라 투자할 것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FT는 아베 총리가 댈러스-휴스턴,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간 고속철도 기술협력과 멕시코만 항구 건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 신용이나 대출 한도 제공, 세계 최대 은퇴자산펀드인 일본공적연금펀드(GPIF)가 국제 인프라 채권에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된다. 선물만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트럼프의 당선직후 가진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골프까지 앞세웠다. 두 정상이 오는 10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보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 리조트에서 골프 라운딩을 함께하는 것도 스킨십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방미를 앞둔 아베 총리의 고심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확고히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FT는 아베 총리가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미일 무역 관계의 긴장감을 해소하는 한편 일본 내 미군 유지비용 절감,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 싼 중국과의 영토분쟁에서 미국의 지지를 받기 위한 행보로 평했다.이런 아베 총리의 저자세 외교에 일본 기업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일본의 한 대기업 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사업 계획이 갑자기 변경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의 선물 보따리가 인프라 채권에 대한 미국의 높은 원천징수세나 트럼프의 보호 무역주의를 전혀 고려하지 못한 섣부른 처방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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