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일시적인 현상 아니라 판단…강도높은 비용절감 동참나서2000만원짜리 車 팔아 100만원도 못남겨…트럼프·노조리스크 심각주가도 4분기 실적 악화로 14만원선 위태로워 내실강화 전략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현대자동차 노사가 고강도 비용절감에 나선 것은 지난해의 실적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의 위기는 복합적이고 구조적이어서 노사 모두의 동참이 필요충분 조건이다. 현대차는 2년 연속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올해도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시장이 현대차에 우호적이지 않다. 내수시장에서도 후발 완성차와 수입차의 공세로 시장점유율 40%마저 무너진 상태다. 이미 그룹 소속 1000여명의 임원이 급여10%를 자진삭감해고 과장급 이상 간부 3만5000여명의 임금동결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 침체와 판매 부진, 영업이익 하락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지만 추가적인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에만 24차례의 파업으로 3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힌 노조도 어닝쇼크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2000만원짜리 차 팔아 100만원 이익도 못거둬= 지난해 현대차는 연결기준 매출액 93조6490억원, 영업이익 5조19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8.3%나 감소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5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률도 1.4%포인트 하락한 5.5%를 기록, 5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2011년 10.3%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5년만에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21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2.6%나 감소했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485만7933대를 기록했다. 국내시장에서는 7.8% 감소한 65만6526대를 판매했으며 해외시장에서는 1.2% 감소한 420만1407대를 판매했다. 한때 50%에 육박했던 현대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6%를 기록,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美는 트럼프 악재…안에선 노조리스크= 수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의 미국 수출은 2015년 36만8172대에서 지난해 33만5762대로 8.8% 감소했다. 현대차가 부진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체의 미국 수출 물량은 96만4432대로 7년만에 9.5%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보호 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이후 수출 전망 역시 밝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장기간 파업으로 14만2000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경제적 손실은 3조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생산국 '빅 5'에서 빌려나 6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대수는 422만8536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455만5957대에 비해 7.2% 감소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67만9906대를 생산, 전년의 185만8395대에 비해 9.6% 줄었다.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시장의 저성장이 지속되며 업체간 판촉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장기간의 생산 차질로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면서 "또한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해 지난해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주가 게걸음…목표는 상향 전사 비상체제= 주가도 제자리걸음 중이다. 올초 신흥시장 회복 기대감과 미국 투자 발표로 15만원선을 회복했던 주가는 4분기 실적 악화로 14만원선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실적 부진에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위기감이 커지면서 현대차그룹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 10월에는 51개 계열사 임원 1000여명이 급여의 10%를 자진 삭감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과장급 이상 간부 직원의 임금을 동결했다. 현대차 직원의 임금 동결은 2009년 이후 8년만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에는 매년 실시해오던 해외 주재원 교육도 취소했다.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현대차는 올해 판매목표를 전년 대비 4.6% 상향 조정한 508만대로 잡았다.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을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자동차 산업 경쟁 심화에 따라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해 새로운 미래 성장을 추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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