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포럼[사진=대한체육회 제공]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부하는 학생 선수' 만들기에 나섰다. 학교체육과 체육특기자 제도를 정상화하기 위해 최저학력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8일 발표했다. 대학 자율로 선발하던 체육특기자 입학전형을 일원화하고, 입학 전형과 학사 관리에 학업 성적을 반영하기로 했다. 2020년 입시부터 의무적으로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체육특기자 제도는 정유라씨의 이화여자대학교 특혜 입학으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실력이나 학업 성적과 무관하게 대학교에 진학하고, 수업이나 과제물이 부실해도 졸업장을 딸 수 있는 창구로 인식되고 있다.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정직하게 노력하고 선의의 경쟁을 해 대학에 진학하려던 대다수 학생 선수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승마 선수 자녀를 둔 학부모는 "몇몇 대학에서 체육특기자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한다. 제도와 규정을 지키면서 10년 넘게 한 우물을 판 선수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됐다"고 했다.체육특기자 제도는 1972년부터 시작했다. 우수한 학생 선수들을 상급학교에 진학시켜 동기를 부여하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인재로 활용했다. 이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올림픽이나 국제대회에서 따낸 메달이 국가의 위상을 대변하는 시대는 지났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선수로서 성공할 기회는 충분하다. 운동에 함몰되지 않고 학업을 병행하면서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리가 없지는 않다.하지만 체육특기자 제도의 폐해를 왜 학생 선수들만이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가. 몇몇 프로종목을 제외하면 학생 선수들은 대부분 학부모의 뒷바라지를 받아 성장한다. 국제대회 메달에 대한 포상과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동기를 부여해 유소년 선수층을 형성하고, 각 종목의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스포츠계의 현실이다. 이 프레임을 바로잡는 일이 먼저가 아닌가.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35)은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얘기는 30년도 더 됐지만 체육계의 구조적인 한계는 방치됐다"고 했다. 한 체육지도자는 "상급학교에 진학하려면 대회 성적이 절대적인 기준이다. 감독·코치도 실적에 따라 1~2년마다 재계약한다. 운동만 강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당장 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정직하게 노력해온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한다. 신중해야 할 이유다.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포츠레저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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