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수사개시 후 삼성 첫 공개소환자는 사위···경영승계 장자는?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일가 불법 지원 의혹을 받는 삼성가 둘째 사위를 불러 조사한다. 특검은 29일 오후 2시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28일 밝혔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이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은 204억원을 출연하고, 최씨 일가에 94억여원을 특혜지원해 대통령과 ‘비선실세-경영승계’ 지원을 맞교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작년 3월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에 오른 삼성은 최씨 소유 독일법인과 승마선수 지원 명목 20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9월까지 78억여원을 집행했다. 해당 자금은 최씨 모녀의 생필품 구입자금 등으로 사사로이 유용돼 ‘맞춤형 뒷돈’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은 또 최씨가 조카 장시호(구속기소)씨를 앞세워 동계스포츠 이권을 노리고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전자를 통해 올해 2월까지 2차례 총 16억여원을 후원했다. 김재열 사장은 작년 8월과 올해 초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주선으로 센터 측과 접촉한 인물이다. 김 사장은 이달 7일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김 전 차관을 만나고 심적 부담을 느껴 후원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김 전 차관의 직권남용·강요 혐의 피해자인 것처럼 말했다. 특검은 그러나 경영승계 목적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각종 경제현안이 산적한 삼성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건네고 그 대가로 비선실세 일가 지원이라는 ‘뇌물’을 건넨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공식 수사개시에 앞서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대외담당 사장 등 삼성전자 관계자를 사전 접촉한 특검은 첫 압수수색 대상으로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을 겨눴다. 당시 국내외 의결권자문기관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이 전무했던 삼성물산의 가치를 저평가해 총수일가는 득을 보고, 일반 주주는 물론 2대 주주 지위에 있던 국민연금(당시 지분율 11.21%)조차 큰 손해를 보게 된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주무부처 보건복지부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홍완선 당시 본부장이 주관하는 내부 투자위원회를 거쳐 찬성 의결했다. 문형표 당시 복지부 장관, 홍 전 본부장이 내부 인적 구성을 틀어가며 찬성 의결이 용이하도록 간여한 정황도 제기됐다. 이에 특검은 홍 전 본부장, 복지부에 청와대 방침을 전한 것으로 지목된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 등을 잇달아 조사한 뒤 국민연금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문 전 장관을 이날 긴급체포했다. 김 사장은 특검이 공식 수사에 착수한 이래 공개 소환하는 첫 삼성그룹 관계자다. 특검 칼끝이 삼성을 직접 조준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직접 조사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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