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의 내년도 예산안이 100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쓰는 돈은 점점 늘어나는데 생산성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일본 정부가 2017년도 세입ㆍ세출총액을 97조4547억엔(약 998조원)으로 늘리는 예산안을 확정, 5년 연속 예산안이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정부는 이 예산안을 올해 3차 추경예산안과 함께 내년 초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번 예산안에서도 국방비의 증가는 계속됐다. 중국과 북한의 위협이 거세지면서 국방비 역시 사상 최대인 5조1251억엔을 기록, 5년 연속 규모가 증가했다. 자위대 함정과 항공기 수리 비용을 340억엔 늘렸고, 장비 구입액도 177억엔 늘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는 세출을 억제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방비는 성역 취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화로 인해 사회보장비는 사상 최대치인 32조4735억엔을 기록했지만 전년도와 비교하면 4997억엔 증가에 그쳤다. 당초 요구됐던 예산(6400억엔)보다 1400억엔 줄어든 규모다. 일정한 소득이 있는 노인들의 자기부담액을 늘리면서, 의료와 간호 부문에서 각각 950억엔, 450억엔의 예산이 줄었다. 일본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위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사회보장비 증가폭을 1조5000억엔으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국채 금리가 0%로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이자 비용이 줄어 5000억엔 정도의 세출이 줄었다. 예산은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데, 이를 지탱할 세수는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아베 신조 총리는 내년 4월로 예정됐던 소비세율 인상을 2019년 10월로 미룬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정부가 소비세 인상을 통한 개혁을 계속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같은 날 내각부가 발표한 2015년 1인당 GDP는 달러 환산으로 전년 대비 9.6%나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순위는 20위로 전년도보다 1계단 더 밀려났다.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은 지난 2000년도에 1인당 GDP가 세계 2위를 기록했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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