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쇼트트랙 완전체 진화

4차 월드컵 500m 금메달, 주 종목인 중장거리에 이어 단거리까지 정복 '평창에서도 욕심난다'

최민정(사진 앞)이 지난 14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쇼트트랙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최민정(18·서현고)이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를 넘어 만능선수로 진화하고 있다. 1년 2개월 남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주 종목인 중장거리는 물론 단거리까지 모두 시상대에 오를 기세다. 최민정은 지난 18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 결승에서 42초461로 우승했다.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500m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다. 이 종목에서만 금메달 한 개와 은메달 두 개를 따 월드컵 랭킹 4위(2만6000점)에 올랐다.그는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처럼 큰 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500m에 계속 출전했다. 주 종목이 아닌데 우승까지 해서 자신감이 생긴다. 평창에서도 500m에 욕심을 내고 싶다"고 했다. 박세우 전북도청 쇼트트랙 감독(44)은 "대표 선발전에서는 주로 1000m나 1500m에 실력 있는 선수들이 뽑힌다. 단거리가 강하면 지구력이 부족하고, 중장거리에 뛰어나면 순발력이 떨어지는 등 약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이 강한 중장거리에 집중하는 편이다. 최민정처럼 모든 종목에서 뛰어난 선수는 보기 드물다"고 했다.500m는 우리 선수들이 취약한 종목이다. 둘레 111.12m짜리 트랙 네 바퀴 반을 돌아 순위를 가리는데, 출발할 때 정해진 등수가 결승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총성과 함께 얼음을 강하고 빠르게 지치면서 튀어나가는 순발력이 필요하고,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힘이 있어야 한다. 최민정은 작은 체구(키 165㎝·몸무게 52㎏)를 극복하기 위해 비시즌 동안 하체 위주로 근력 훈련을 많이 하면서 빠른 속도로 스타트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레이스하면서 중장거리 때보다 순간 스피드를 끌어올리는데도 집중했다.

최민정[사진= 김현민 기자]

쇼트트랙은 육상(200m 이상)이나 스피드스케이팅처럼 출발선 바깥쪽에 있는 선수들이 좀 더 앞선 위치에 자리하지 않고, 동일 선상에서 함께 치고 나간다. 자리싸움에 유리한 안쪽에 서려면 예선이나 준결승 성적이 뛰어나야 한다. 매 경기 선두권에 들어야 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최민정은 "'가장 안쪽에서 출발하면 1등, 2번 레인에 서면 2등으로 스타트하자'는 식의 목표를 가지고 경기에 나간다"고 했다.박세우 감독은 "500m뿐 아니라 1000m도 출발할 때 순위가 중요하다. 경기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후반에 순위를 뒤집기가 힘들다"고 했다. 최민정도 최근 2년 연속 세계선수권 1000m를 제패하고 올 시즌 세 차례 월드컵에서도 이 종목에서 금메달 두 개를 땄으나 4차 대회에서는 2위로 밀렸다. 결승에서 선수 네 명 가운데 가장 바깥쪽에서 출발해 3~4위권으로 시작하면서 역전우승에 실패했다.그는 "여자부도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초반부터 이끌어야 승산이 있다"고 했다. 500m는 실마리다. 그는 "단거리에 주력하니 1000m나 1500m, 3000m 계주를 할 때도 순간적으로 상대를 추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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