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 부영호텔 市 심의통과..'옛 건축물 남기고 보행로 넓힌다'

서울 소공동 부영호텔 조감도. 왼쪽이 옛 건축물 외벽을 보존키로 한 새 조감도며 오른쪽은 당초 건물을 철거키로 했던 기존 조감도.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부영이 추진하는 서울 소공동 호텔 건립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다만 건축물 대부분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추진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건축공사가 수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서울시는 14일 열린 제18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호텔 건립 안건인 북창지구단위계획 변경결정 및 소공동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변경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시 심의에서 개발계획이 통과됐는데 당시 서울시와 부영이 합의한 "근현대 건축물 흔적남기기 방안을 검토한다"는 조건에 따라 그간 1년 넘게 협의해왔다. 개발방안을 둘러싸고 그간 의견조율이 쉽지 않았는데 일부만 철거하고 나머지는 보존ㆍ복원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양측이 합의한 내용을 보면 소공로쪽 가로변에 있는 옛 건물 7개 가운데 북쪽에 있는 건물 2개를 철거해 호텔 주 출입구로 쓸 예정이다. 나머지 5개 건물은 현 위치에 신축공사를 하면서 한개 동은 외벽을 보존하고 나머지 4개동은 외벽을 복원하는 방식으로 과거 흔적을 남기기로 했다.

서울 소공동 부영호텔 위치

소공로쪽 보행로가 1.5m에 불과, 지나치게 좁다는 지적에 따라 중간마다 기둥을 두는 필로티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신축 호텔의 경우 지하7층~지상27층, 850실 규모로 짓겠다는 계획은 지난해와 같다. 역사유적 가운데 한곳인 대관정 터 역시 지난해 문화재청 심의결과대로 호텔 2층 내 현 위치에 보존해 전시관으로 꾸밀 예정이다.부영은 이곳에 호텔을 짓기 위해 지난 2012년 삼환기업으로부터 1721억원에 사들였다. 진행과정에서 옛 유적 보존문제, 보상문제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 심의에서 쟁점이 된 가로변 건축물의 경우 일제강점기나 해방 후 건물을 보존하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옛 흔적을 남겨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유일하게 보존되는 한일빌딩의 경우 일제강점기 수탈에 앞장섰던 조선토지경영주식회사 건물이다. 나머지 역시 해방 후 우리 근현대사에서 경재개발의 과정을 보여준다고 시는 전했다.시 관계자는 "지금껏 부끄러운 역사로 치부돼 식민사관에 의해 왜곡된 대한제국 역사를 재평가할 때 소공로는 중요하게 다뤄질 역사의 현장"이라며 "소공로가 안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 현재 가로경관을 최대한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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