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를 방문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자회견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상(TPP)에서 발을 뺀 미국 대신 중국이 아태지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확장해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대화를 아시아 국가 리더들이 촉구하고 있다"며 "협상이 조기에 결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같은 외교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 TPP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태지역에 대한 리더십 확대 의지를 입증할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로서 내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남서부 외곽의 BSD 시티에서 열리는 RCEP 공식협상에 아시아 국가 정상들의 시선이 쏠리게 됐다. TPP 지지자였던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중국이 주도하는 RCEP나 다른 협정들에 눈을 돌리라"며 "아태 지역에는 여전히 자유무역을 성사시키기 위한 대안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역시 TPP 회원국이었던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역시 RCEP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물론, 정치적 영향력도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저우젠팡 인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TPP는 오바마 정부의 억제 전략이었다"며 "중국이 세계 경제 무대에서 더 큰 힘을 얻고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키쇼어 마부바니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학장은 "미국이 끼어들지 않는다면, 아태지역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중국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이 경제적 중심이 되는 한, 그 정치적 힘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 지역신문인 시드니모닝해럴드는 "미국이 세계를 중국에 넘긴 순간"이라고까지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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