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된 주류업계, 빈병보증금 인상 앞두고 '한숨'

가뜩이나 어려운데 '빈병보증금' 인상 부담까지내년 소주병 40원→100원, 맥주 50원→130원 인상주류업계, 재고관리·패키지 변경 비용도 고민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국내 주류업계가 내년 빈용기보증금 인상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정부가 내년 사재기 해소를 목적으로 빈병에 대한 보증금을 올리기로 하면서 소비침체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방지법)의 시행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주류업계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어서다. 업계는 재고와 패키지 변경 비용부터 보증금 인상 부담, 외국계 회사와의 차별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빈병보증금 인상으로 인해 추가적인 주류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빈병보증금 인상에 따른 사재기를 해소하기 위해 '빈용기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시행하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같은 제재는 보증금 인상 전 출고된 빈용기(구병)와 인상 후 출고된 빈용기(신병)를 구분해 보증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사재기를 통한 웃돈거래 등 시장질서를 저해하는 사례가 지난해부터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빈 용기보증금은 소비자가 주류 구매 후 빈병을 반환하면 지급하기 위해 예치되는 환급금이며 환경부는 빈병 재사용율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소주병은 40원에서 100원, 맥주병은 50원에 13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환경부는 2014~2015년 월평균 반환량의 110%를 초과해 보관하거나 등록된 사업장 외 보관할 때 매점매석 행위로 본다고 밝혔다. 법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행도 전에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규제를 교묘히 피해 차익을 누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제재할 방법이 없는데다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신·구병을 구별해 보증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인력과 시간 등의 문제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다.또 경기악화와 청탁방지법의 시행 등으로 가뜩이나 영업환경이 악화된 주류업체들로서는 빈병보증금 인상으로 인해 부담이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가격 인상도 가능성도 있어 자칫 서민 부담만 가중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 주류업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매달 소주 약 2억5000만병과 맥주 3만~3만5000만병 등 총 6만~7만병이 거래되고 있는데 이를 일일이 검수해 차등 지급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비용 지급을 하는 주류회사로서는 걱정이 많은 상황"이라고 한숨지었다.주류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빈 용기 회수율은 약 95%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파손되거나 손상된 병 외에는 더 이상 회수될 병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아파트의 분리수거와 재활용센터 등을 통해 대규모로 회수되는 비율이 높은 상황에 과거와 같이 소비자들이 직접 빈병을 소매상들에게 반환하고 보증금을 돌려받는 비율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제고와 패키지 변경 비용 등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류업체들은 이번 빈병보증금 인상에 맞춰 예정에 없던 제품 패키지를 변경해야 하고 판매처에서는 같은 제품에 대해 두개의 바코드를 운영해야 하는 혼선도 발생한다.수입주류회사와의 역차별도 문제로 지적된다. 빈병보증금은 국내 주류회사에만 부과되고 수입주류에는 적용되지 않아 주류법상 수입산에 비해 높은 세제를 부과받아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에 정부정책으로 인해 또 한 번 역차별을 받게 될 수 밖에 없다. B주류업체 관계자는 "속단 할 수는 빈병 취급수수료 인상에 이어 보증금마저 인상이 될 경우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시세 차익을 노려 지난해와 같이 회수율 마저 떨어진다면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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