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14일 디지털단지서 지자체 첫 실리콘밸리 국내 투자유치설명회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구로공단의 기적이다. 굴뚝으로 가득 찼던 구로공단이 첨단 산업 디지털단지로 변모, 이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발전했다.구로구(이성 구청장)가 KOTRA, 벤처기업협회와 손잡고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국내 ‘실리콘밸리 투자유치설명회’를 개최한다. 구로구는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회사, 인근 도시 시장단과 의원, 기업인 등이 방문하는 실리콘밸리 투자유치설명회를 14일 구로디지털단지 G밸리 컨벤션(디지털로 300)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진행된 투자유치설명회와 코트라가 우리나라에서 진행한 실리콘밸리 투자유치설명회는 있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국내로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을 초청해 개최하는 투자유치설명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실리콘밸리 투자유치 설명회
구로공단은 우리나라 첫 국가산업단지다. 전쟁 후 폐허가 됐던 대한민국이 ‘수출만이 살길이다’는 목표를 세우고 ‘수출진흥과 국민경제 균형발전’을 목표로 1965년 착공했다. 당초 명칭은 ‘한국수출산업공업단지’, 구로동에 조성돼 ‘구로공단’으로 불리게 됐다. 1967년에 1단지, 1968년에 2단지, 1973년에 3단지가 조성되며 ‘수출 한국’의 선봉자 역할을 담당했다.(현재 1단지는 구로구, 2, 3단지는 금천구에 속해 있음) 1977년 대한민국 수출액 10억 달러 중 10%인 1억 달러를 구로공단이 감당, 80년대 중반까지 국가 수출의 10% 이상을 책임졌다. 하지만 굴뚝 공장과 시커먼 연기,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조건(공돌이, 공순이), 쪽방 등으로 공단의 이미지가 나빠졌고, 90년대 이후 산업구조의 개편으로 기업들이 떠나며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다. 쓰러질 것 같았던 구로공단은 2000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이름을 바꾸며 전환기를 맞았다. 정부의 다양한 세제혜택과 구로구청의 지원 등을 힘입어 굴뚝공장은 첨단 지식산업센터로 변모하기 시작, IT 관련 기업들이 제조업체들이 떠난 자리를 차지했다. 구로공단은 2016년 현재 1만여개의 업체에 16만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디지털단지로 변모, 기적의 변화를 일궈냈다. 14일 개최되는 실리콘밸리 투자유치설명회는 구로공단 기적의 또 하나의 이정표다. 굴뚝의 대명사였던 구로공단이 세계 최고의 기술단지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행사다. 최첨단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이 디지털단지를 방문하는 것은 디지털단지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반도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정보통신 등 첨단기술의 연구단지로 인텔,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세계 최대의 IT 기업들과 벤처 기업들이 위치하고 있다. 미국 내 벤처캐피털 투자의 3분의 1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투자설명회에는 ‘HP Tech Ventures’, ‘Bay Angels’, ‘Tech Code’, ‘Staenberg Ventures’ 등 실리콘밸리 현지 투자회사 관계자, 캐롤듀트라 베르나치 유니온시 시장, 제이슨 베이커 캠벨시 시장 등 실리콘밸리 인근 도시 시장단과 의원들, 국내 벤처투자자, 기업인 등 150여명이 초청됐다. 이날 행사에서 투자자 유치를 위해 참가하는 벤처기업들은 각자가 보유한 첨단기술, 제품, 아이디어 등에 대해 영문 사업계획서를 준비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프레젠테이션 후에는 질의?응답, 기업 홍보, 네트워킹 만찬 등이 이어진다.투자설명회 개최를 위해 구로구는 벤처기업협회와 함께 지난 8월 참여기업을 공개 모집했다. 모집결과 30개사가 참여 신청, KOTRA 북미투자유치 전문가, 기술?서비스 분야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회를 통해 12개 유망벤처기업을 최종 선발했다. (디지털단지 기업 7개, 기타 지역 5개)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 유니온시티와 우호협력 의향서 체결
선정된 업체는 ㈜씨케이머티리얼즈랩(신개념 자성 햅틱 액추에이터), ㈜아이리시스(홍채인식 카메라), ㈜이오이스(3D프린팅(피규어) 및 스캔기술) 등 기술 분야 6개 사와 ㈜와그트래블(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오도로소(기능성 스포츠의류 개발), ㈜게임투게더(모바일 게임 2D 횡스크롤 액션 RPG ‘보스몬스터’) 등 서비스 분야 6개사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도 승부를 걸만한 잠재력 있는 기업들이다. 구로구는 투자유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10월 초부터 KOTRA, 벤처기업협회 실리콘밸리 전문강사를 초빙해 참여기업들의 발표 준비를 지원해 왔다. 구로구는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투자유치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투자자들이 10개 참가 기업들의 발표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질문 공세를 퍼붓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여 우리 기업들의 실리콘밸리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그 결과 참가기업 중 아이쉐어링소프트가 ERA(Entrepreneurs Roundtable Accelerator)의 프로그램 참가 및 4만달러 유치 성과를 올리고, 해보라(RippleBuds)는 미국법인을 설립했다. 스마트스터디도 중국 벤처캐피탈인 DT캐피탈로부터 300만달러 투자를 확보했으며, CARVI도 KT 등 국내투자자들로부터 60억원을 유치했다.이성 구로구청장은 “지난해 투자 설명회 장소에서 관심을 보였던 많은 투자자들이 지속적인 투자의 뜻을 보이며 미국, 중국, 한국 투자자들의 투자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로구는 투자 유치 설명회 외에도 실리콘밸리와의 정기적인 교류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실리콘밸리 내)에 있는 유니온시티와 우호교류의향서도 체결하는 등 지역 교류도 펼쳐나가고 있다. 구로구는 굴뚝 공장이 빼곡이 들어섰던 구로공단이 실리콘밸리의 관심을 받는 곳으로 바뀐 건 말 그대로 ‘기적’이라며 이제 그 기적이 구로의 일상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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