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서울신라호텔 한식당 라연
이 사장은 지난해 '종가음식 세계화'를 내세우며 한식당 라연에서 국내 최고 요리서인 광산 김씨의 '수운잡방'을 기반으로 한 전통 한식요리를 재창조해 선보였다. 이 사장은 이 행사를 단일행사로 끝내지 않고, 국내 전통 요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상품화로까지 발전시켰다. 이에 올 4월에는 뷔페 레스토랑인 더파크뷰에서 수운잡방의 가장 대표적인 8가지 음식을 신라호텔의 주방장들이 재해석해 새롭게 내놨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종가음식을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호텔 업장에는 "평소에 잘하라"는 주문을 추가로 넣었다. 언제 누가 찾든 시종일관 최고수준의 품질,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도를 높이자는 뜻에서다. 이러한 이 사장의 주문은 미쉐린가이드 '암행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불시에 업장을 평가하는 암행평가 점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일부 호텔들의 '벼락치기'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이 사장은 한식의 맛과 멋을 더하는 식기와 소품 개발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라연에서 사용하는 식기는 은기, 유기, 자기 등 전통기물을 재현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자기의 경우 담백한 한국적 미를 강조하고 여백의 미를 더하기 위해 백자로 개발하기도 하고, 국내 유명작가와 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이 사장의 '현장경영'도 재조명받고 있다. 김성일 라연 책임주방장은 "이 사장은 라연을 비롯해 주요사업장을 자주 둘러보며 현장경영을 중시한다"면서 "라연도 자주 찾아 한식을 즐긴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도 한식연구와 개발에 아낌없는 아낌없이 지원해줬다"며 "한국 고유의 정통성을 유지하라고 항상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40개 좌석이 주말마다 100% 예약돼 만석을 이룬다. 특히 한식은 외국인들이 주로 찾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내국인이 절반 이상이라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한편 국내 최초로 발간된 이번 '미쉐린가이드 서울 2017'에는 총 24곳의 레스토랑이 별을 달았다. 1스타 레스토랑에는 밍글스, 발우공양, 유 유안, 정식당 등 19곳이며 2스타 레스토랑으로는 곳간, 권숙수, 피에르가니에르 등 3곳이 선정됐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