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 염소저주 풀어 'WS 7차전 연장 케네디스코어 승'(종합)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시카고 컵스가 108년간 자신들을 괴롭혔던 '염소의 저주'를 풀었다. 컵스가 일명 '저주 시리즈'로 불렸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2016년 월드시리즈 최종 승자가 됐다. 컵스는 1908년 이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시리즈 자체가 극적이었다. 컵스는 1승3패로 벼랑 끝까지 밀렸다 5차전부터 내리 세 경기를 이기며 108년만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7차전 승부는 연장까지 이어졌다. 컵스는 경기 초반 5-1까지 앞서다 6-6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 10회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최종 점수는 야구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케네디 스코어였다. 컵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8-7로 승리했다.경기 초반 흐름은 컵스가 가져갔다. 컵스 타선은 1, 4차전에서 자신들에 패배를 안겼던 클리블랜드 에이스 코리 클루버(30)를 4이닝 동안 4실점을 안기며 조기 강판시켰다. 컵스 1번 타자 덱스터 파울러(30)가 클루버로부터 리드오프 홈런을 쳤다. 파울러는 역대 최초 월드시리즈 7차전 리드오프 홈런을 친 타자가 됐다. 클리블랜드는 3회말 공격에서 1-1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8번 코코 크리스프(37)가 2루타를 치고 나갔고 1번 카를로스 산타나(30)가 적시타를 쳤다. 하지만 컵스는 4회와 5회 두 점씩 추가하며 5-1로 달아났다. 4회초 공격에서는 6번 애디슨 러셀(22)의 희생플라이와 7번 윌슨 콘트레라스(24)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뽑았다. 5회초에는 선두타자 9번 하비에르 바에즈(23)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9m짜리 홈런을 쏘아올렸다. 클리블랜드 선발 클루버가 마운드를 내려갔다. 앞선 월드시리즈 1, 4차전에서 합계 12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던 클루버는 최종 7차전에서 4이닝 6피안타(2피홈런) 4실점(4자책)의 기록을 남긴 후 씁쓸하게 퇴장했다. 컵스는 바뀐 투수 앤드류 밀러(31)로부터 한 점을 더 뽑아 5-1을 만들었다.

[사진= 시카고 컵스 트위터]

하지만 컵스는 5회말 수비에서 아쉬운 실책으로 2점을 허용하면서 추격의 빌미를 허용했다. 시카고 선발 카일 헨드릭스(26)는 첫 두 타자를 손쉽게 아웃 처리했다. 하지만 1번 산타나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조 매든 시카고 감독(62)은 투수를 존 레스터(32)로 교체했다. 포수도 콘트레라스에서 데이빗 로스(39)로 함께 교체했다.결과는 좋지 않았다. 2번 제이슨 킵니스(29)의 내야 안타 때 바뀐 포수 로스가 1루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2사 2, 3루 상황이 됐다. 레스터는 3번 프란시스코 린도어(22)와 상대하면서 2구째 홈플레이트에서 크게 튀는 폭투를 던졌다. 이 공이 로스의 포수 마스크를 강타한 후 1루 더그아웃 쪽으로 멀리 굴러갔고 바운드된 공에 안면에 충격을 받은 로스는 한 차례 엉덩방아를 찧은 후 뒤늦게 공을 쫓아갔다. 이 사이 클리블랜드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아 점수는 5-3, 두 점차로 좁혀졌다. 로스는 6회초 공격에서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1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5회말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는 홈런이었다. 점수는 6-3. 경기는 그대로 끝나는듯 했지만 클리블랜드가 8회말 2사 후 연속 3안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2사 후 5번 호세 라미레즈(24)의 내야안타가 나왔다. 매든 감독은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28)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하지만 채프먼은 브랜든 가이어(30)에게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준 후 7번 라자이 데이비스(36) 동점 2점 홈런을 허용했다. 경기는 결국 6-6 동점 상황에서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9회말 클리블랜드의 공격이 끝난 후 비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10분 정도 중단됐는데 결과적으로 컵스에 유리한 상황이 됐다. 컵스는 10회초 공격에서 어깨가 식은 클리블랜드의 네 번째 투수 브라이언 쇼(28)를 상대로 안타 세 개와 볼넷 두 개를 묶어 2점을 뽑았다. 점수는 8-6. 클리블랜드는 10회말 공격에서 끝까지 승부를 극적으로 몰고 갔다. 이번에도 2사 후에 추격했다. 볼넷과 도루,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지만 8번 마르티네즈가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결국 월드시리즈 우승을 컵스에 내줬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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