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8일 현장검토본 공개 방침 고수"혼이 비정상"…역사학자·시민단체 시국선언 잇따라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정농단 책임자 처벌,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요구하는 역사학자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근혜정부의 최대 역점 과제 중 하나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중단하라는 역사학계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정부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에도 최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민족문제연구소와 역사문제연구소, 한국사학회 등 역사학계 47개 학회 및 단체들은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의 권력 남용에 대해 철저히 밝히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지금까지 일방적 정책들은 결국 정상적인 국정운영의 결과가 아니었음이 백일하게 드러났다"며 "역사교육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이신철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장은 "국정 교과서를 전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 정권이 밀어붙였던 이유가 종교적 이유였다는 데 경악했다"며 "국정화 고시를 철회하지 않고 밀어 붙인다면 국민에 의해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역사 연구자들의 모임 '만인만색 연구자 네트워크'가 성명을 내고 "국정교과서가 최순실 교과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역사교육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사회적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폐기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한다"고 밝혔다. 교육시민단체 교육희망네트워크도 10월31일 "비선 정치로 민주공화국 현재 역사를 파탄시킨 세력이 과거 역사를 장악하려고 쓰는 역사교과서를 '순실왕조실록'이라 부르고자 한다"며 역사교과서 제작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이같은 학계 및 시민들의 반발은 최근 최씨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본격화한 시기, 이 정책을 주도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최씨의 측근인 차은택씨의 외삼촌이다. 김 수석은 2014년 11월 교육문화수석으로 발탁돼 지난 6월까지 1년6개월간 청와대에 근무했다. 박 대통령이 역사교과서 집필과 관련, '부끄러운 역사로 보이는게 어떤 부분이냐'는 질문에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고 답하거나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는 것이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 발언 등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하지만 교육부는 이달 28일로 예정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역사교과서에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 또한 교과서가 공개되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준식 부총리도 최근 현안보고 자리에서 "국정교과서는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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