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여야 잠룡들은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내년 대선 판도가 미묘하게 흔들리고 있는 까닭이다. 다만 해당 사건이 가져올 파장의 규모와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 때문에 대다수 잠룡들은 현안 외엔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이는 모양새다.
1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현 시국과 관련해 종교계 원로·지도자들의 고언을 구하고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6명의 기독교계 원로들과 만남을 갖고, 오후엔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예방키로 했다. 그는 천주교계 지도자와의 대화도 계획 중에 있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서 손을 떼는 거국중립내각을 요구키도 했다. 정치적 '하야(下野)'로 요구로 해석된다. 문 전 대표의 초강경 공세 배경엔 지지율 상승 등이 자신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10월 4주차 주간집계(24~28일·2545명·응답률 10.4%·표본오차 95%·신뢰수준 ±1.9%포인트')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1.4%포인트 오른 20.3%였다. 문 전 대표는 일간 기준으로 27~28일엔 반 총장을 앞서기도 했다. 반면 반 총장은 대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 총장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3%포인트 하락한 20.9%였다. 2주 연속 하락했고,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 셋째 주 조사(20.2%) 때 수준까지 내려갔다. 반 총장은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후보로 꼽혀온 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하락세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당초 내년 1월 귀국을 예고했던 반 총장의 행보에 장애물이 생겼다. 반 총장의 고심은 길어질 전망이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안타깝고 걱정스럽다. 빨리 사태를 수습해 나라가 정상적인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군소 주자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존재감 부각에 열심이다. 야권에선 선명성, 야성 등을 강조하고 나서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했다. 지난 주말 진행된 '정권퇴진 촛불집회'에도 참석했다. 이 시장의 지지율(+0.6%포인트, 5.9%)은 자신의 최고 지지율을 경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는 12일 열리는 민중총궐기 대회 참석을 예고했다.여권에선 비박(비박근혜) 잠룡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잇따라 회동을 갖고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31일 비박계 의원 50여명의 지도부 사퇴 요구가 나오기 하루 전 만나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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