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가 삼성전자에 칼날을 돌렸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기를 들고 나선 데 이어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을 정면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시장도 엘리엇의 귀환에 환호했다. 6일 삼성전자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관련주인 삼성물산은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6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시장에서는 엘리엇의 제안처럼 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삼성전자의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엘리엇은 삼성전자에 대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지주회사는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 30조원 규모의 특별 현금배당 및 삼성전자 운영회사 잉여현금흐름의 75%를 주주에게 돌려주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분할이 현실화된다면 각 사업부문별 가치가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진다면 이전까지의 상승폭이 조정받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엘리엇이 언급한 특별 배당금은 삼성전자 주식 가치를 더욱 높이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특별 배당금 제안은 주주가치도 제고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분할 현실화가 진행되면 삼성전자 주가는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지배구조 이슈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계열사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엘리엇의 공개 제안 이후 삼성물산 등의 주가가 오른 것만 봐도 그렇다. 실제 현대증권은 7일 삼성물산에 대해 양호한 실적, 사업부문 분할+합병이슈가 긍정적이라며 목표주가를 22만원으로 올렸다. 기존 목표주가 18만6000원보다 18% 상향조정한 것이다. 현대증권은 삼성그룹의 장기적인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투자부문과 삼성물산과의 합병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올린 것이다. 전용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후 투자부문과 삼성물산과의 합병은 오너일가의 사업회사 지분을 상속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지배력 강화와 상속증여세 재원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주주 제안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전환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것이라며 수혜주로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에스디에스 등 4개 종목을 제시했다.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