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폴란드에 車배터리 공장…글로벌 '4각축' 완성

유럽 첫 대규모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기지 구축한·미·중·유럽까지 글로벌 4각 생산체제 완성…업계 최다 4000억 투자로 10만대 생산…유럽 최대 생산능력"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도할 것"[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LG화학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폴란드에 생산 거점을 만든다. 축구장 5배 크기의 유럽 첫 대규모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기지다.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LG화학은 한국과 미국, 중국, 유럽을 잇는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완성하게 된다. LG화학은 5일(현지시각)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건설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공식에는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이웅범 LG화학 사장 등 LG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마테우쉬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부총리, 홍지인 주폴란드대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유럽 '최대' 생산능력·'최초' 완결형 생산체제 갖춰=LG화학은 폴란드 남서부 브로츠와프 인근 코비에르지체에 위치한 'LG 클러스터' 안에 축구장 5배 크기인 4만1300㎡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내년 하반기 생산가동을 목표로 약 4000억원을 투자하며, 투자가 최종 완료되는 2018년 말에는 연간 고성능 순수전기차(EV·320㎞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기준) 10만대분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유럽에 첫 대규모 자동차용 리튬배터리 생산기지를 만들게 되는 셈이다. 현지 고객사의 요청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유럽 최초로 전극(셀을 구성하는 요소)부터 팩까지 모두 생산하는 완결형 생산체제도 구축하기로 했다. LG화학은 폴란드 공장을 발판 삼아 급성장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약 11만대에서 2030년 약 277만대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럽 시장에 LG화학은 볼보, 다임러, 르노, 아우디 등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LG화학은 폴란드 공장 건립을 통해 유럽 내 수주물량이 늘어나는데 따른 규모의 경제성을 확보하고 지리적 이점에 따른 물류비 절감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LG클러스터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해 건축기간과 비용을 줄인 것도 장점이다. 폴란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도 갖췄다. ◆'한-미-중-유럽' 글로벌 4각 생산체제 구축=LG화학은 이번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한국의 오창-미국의 홀랜드-중국의 남경-폴란드 브로츠와프로 이어지는 업계 최다 글로벌 4각축을 완성하게 된다. 배터리 생산능력은 EV 기준 연간 28만대로 크게 늘어난다. LG화학은 순수 전기차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미국, 중국, 유럽 3곳에 생산거점을 구축한 전 세계 유일한 업체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미국, 중국, 폴란드 공장은 현지에서 수주한 물량을 공급하고 국내 오창공장은 국내 수주 물량 생산과 함께 전체적인 글로벌 물량 조절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투자사 메릴린치는 올 7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10억 달러에서 2020년 320억 달러로 약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배기가스 배출과 연비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도 호재다. LG화학은 이런 추세에 맞춰 2020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7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LG화학은 현재까지 총 29개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83개 프로젝트를 수주, 누적 수주금액 36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까지 발생한 누적 매출 약 2조원을 제외하면 수주잔고는 34조원 수준이다. 특히 당장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23개 프로젝트 양산이 몰려있어 전기차 배터리 분야 매출 성장이 곧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 배터리 사업 발판 만든 구본무 회장…직접 기공식 참석=구본무 회장은 그간 미국 홀랜드, 충북 오창, 중국 남경 등 모든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 기공식·준공식에 직접 참여하며 배터리 사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왔다. 그는 이번 폴란드 기공식에도 직접 참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차세대 시장선도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구 회장은 LG 배터리 사업의 발판을 만든 인물이다. LG의 배터리 사업은 1991년 당시 그룹 부회장이던 그가 출장길에 영국 원자력연구원에 들러 충전해서 반복 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 샘플을 직접 가져와 개발하도록 하면서 시작된 바 있다. 이웅범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오늘 기공식은 폴란드 자동차전지 공장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및 부품 생산의 메카로 만들 것을 선포하는 뜻 깊은 자리"라며 "LG화학 폴란드 자동차전지 공장이 유럽 전역의 전기차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은 물론 핵심 생산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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