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매출 6% 줄어…엔화 강세에 중국인 관광객 중저가품 찾아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날로 늘고 있으나 현지 백화점 업계는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다카시마야(高島屋)ㆍ미쓰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 등 현지 백화점들의 지난달 매출은 6% 감소했다. 지난해 3월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반면 일본 정부 관광국에 따르면 같은 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3% 급증했다.엔화 강세로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경제적 부담감은 가중됐다. 디플레이션과 마이너스 금리로 소비자 신뢰는 더 꺾였다. 백화점의 매출 증가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달 21일 금융정책회의에서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물가 목표치 2%를 달성할 때까지 본원통화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게다가 매입 국채의 평균 만기 목표치는 없앴다. 기준금리는 -0.1%로 동결하고 국채 매입 규모를 연간 80조엔(약 875조2900억원)으로 유지했다.블룸버그통신 계열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토마스 야스트르자브 애널리스트는 "일본은행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며 "일본은행이 지속적인 인플레를 잡는다면 소매매출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일본 최대 백화점 운영업체인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네 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5월 0.3% 감소한 다카시마야의 매출은 지난달 또 3% 줄었다.
일본 백화점 업계는 매출 반등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상품을 대거 진열하고 인력을 증원했다. 그러나 별 소용이 없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바쿠가이(爆買いㆍ싹쓸이 쇼핑)'도 사라지고 말았다.백화점은 선드럭, 마쓰모토기요시홀딩스 같은 드럭스토어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엔화 강세에 따라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아진 외국인 관광객들은 중저가품을 찾는다. 드럭스토어는 이들에게 중저가 화장품ㆍ향수를 권한다.미쓰코시이세탄에 따르면 요즘 중국인 관광객들은 비싼 시계와 가전제품이 아니라 화장품, 아동복, 베개 같은 일상용품을 즐겨 찾는다. 이들의 소비행태가 바뀐 것이다.다카시마야의 이나가와 다쓰야(稻川達也) 대변인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요즘 스테인레스스틸 용기와 유아용 젖병 등 저가 상품이 잘 나간다"고 말했다.올해 들어 일본 내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월간 기준으로 30%나 급증했다. 하지만 이들의 평균 소비액은 15% 줄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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