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경주 지진때문에 작은 진동소리에도 더 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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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서울 동작구에 사는 주부 성모(57)씨는 추석 연휴에 윗집과 얼굴을 붉힐 뻔 했다. 추석을 맞아 위층을 방문한 아이들의 뛰는 소리가 2시간 넘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명절이라 이해하고 넘어갔지만 차례를 지내고 집에서 쉬려던 그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추석을 맞아 일가친척들이 한집에 모이다보니 고성과 발소리 등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부가 정한 층간소음 기준을 어길 경우 1인당 최대 114만 9200원을 배상해야 하지만 명절을 핑계로 층간 소음 문제를 가볍게 여기는 이들이 많아 문제다.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1분 평균 층간소음이 주간 40㏈, 야간 35㏈을 초과하면 배상해야 한다. 또한 층간소음 최고치가 주간 55㏈, 야간 50㏈을 넘으면 1분 평균소음이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배상대상이다.배상액은 층간소음 정도와 피해 기간에 따라 늘어난다. 예를 들어 층간소음이 기준을 5㏈ 초과하면 피해 기간에 따라 1인당 6개월 이내이면 52만 원, 1년 이내면 66만 3000원, 2년 이내면 79만 3000원, 3년 이내면 88만 4000원을 배상해야한다. 특히 최고소음과 평균소음이 모두 기준을 넘을 때는 추가로 최대 30%까지 배상액이 가산돼 최대 114만9200원까지 배상해야한다. 층간소음 피해자가 1세 미만의 유아나 수험생, 환자일 경우에는 최대 20%까지 가산된다.한국환경공단이 발간한 '층간소음 상담매뉴얼 및 민원사례집'에 따르면 아이 뛰는 소리가 만들어내는 층간소음은 40㏈, 어른이 뛰는 소리는 55㏈, 망치질 소리 59dB 등이다. 특히 아이가 뛰는 소리 등 발걸음 소리로 인한 층간소음 민원이 전체 층간소음 민원의 72%를 차지한다.명절의 경우 가족 구성원이 한 장소에 모여 음식 만들기, 친척모임 등 실내 활동이 많아 층간 소음 발생 우려가 높다. 서울시에 따르면 명절연휴에 층간소음 관련 민원전화가 약 30% 증가했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명절 때마다 층간소음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사례가 종종 올라온다. 특히 이번 추석에는 지진 때문에 조그만 진동소리에도 예민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안마기 등 추석 이후 피로를 풀기 위한 기계사용도 층간소음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이모(30)씨는 “위층에서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소리와 쿵쿵되는 발소리 때문에 참다 참다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인터폰을 했다”며 “명절이라도 조금만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층간소음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직접 대면해 항의하기보다는 제3자의 중재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층간소음이 배상이나 소송으로 넘어가기 전에 환경부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나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층간소음상담실, 이웃분쟁조정센터 등 관리사무소 이외 기관에서 운영하는 상담실에 문의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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