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타매매 기승…한진그룹주·흥아해운 변동성도 커져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진해운발(發) 충격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기업의 주가가 투기성 매매에 몸살을 앓고 있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의 회생여부를 비롯해 물류대란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한진그룹의 자금지원 계획까지 불확실성의 연속이지만, 주가는 비이성적인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채권단이 신규자금지원 불가 결정을 내린 이후 한진해운의 하루 주가 변동폭(최저가 대비 최고가)이 평균 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변동폭이 컸던 거래일은 지난달 30일(67%)과 거래가 재개된 5일(68%)이었다. 6일과 7일에도 변동폭은 각각 19%, 24%에 달했다.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초단타 매매가 기승을 부리며 거래량도 폭발했다. 채권단의 신규지원 불가방침 발표 이전 많아야 1000만~2000만주였던 거래량은 거래정지 직전인 지난달 30일 8000만주를 넘어섰다. 거래를 재개한 5일부터는 아예 억 단위로 거래가 늘었다. 거래재개 이후 한진해운의 거래량은 1억6000만~2억3000만주나 됐다. 이 같은 투기성 거래는 한진해운 한 종목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흥아해운은 지난달 30일 이후 2배 가까이 주가가 급등했다. 이전까지 100만주 내외였던 거래량도 수천만주로 폭증했고 지난 7일에는 상장주식수보다 많은 1억2000만주에 육박했다. 흥아해운은 현대상선과 함께 컨테이너 부문에서 의미 있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중소해운사 중 하나로 꼽히며 주목을 받았다. 한진해운에 자금지원을 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한진, 한진칼,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주를 비롯해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유수홀딩스도 연일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유수홀딩스의 경우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최 전 회장의 책임론이 불거지며 하루 등락률이 -14%~5%로 주가가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과 관련주들의 극단적인 주가 변동과 거래량 폭증은 오락가락하는 정부발표와 한진그룹의 소극적인 태도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30일만해도 정부와 채권단은 신규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물류대란이 일자 대주주가 책임 있는 자구안을 내놓는다면 "조건부 자금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발표로 한진해운 주가는 급등했고, 관련주들은 급락했지만 이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정부와 채권단이 조양호 회장과 한진그룹의 '1000억원+α(알파)' 자금지원 계획 발표 직후인 7일 파산법원의 '법정관리 기업에 대한 대출(DIP)' 요청을 사실상 거절하면서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대주주와 한진그룹의 1000억원 자금지원 계획과 미국 법원의 일시적 파산보호 신청 수용 소식이 호재가 돼 급등했던 주가는 산업은행의 DIP 거절 소식 직후 하락전환했고, 흥아해운의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현대상선도 급반등했다. 한진해운과 관련주들의 급등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갈수록 한진해운과 물류대란에 대한 시계(視界)가 제로인 상황"이라며 "정부의 지원방안과 태도는 물론 대주주의 자구안 어느 것 하나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특정 종목의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는 만큼 시장교란행위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통주식 수를 감안하면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고 파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투기적 매매가 극단적인 상황까지 왔고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패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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