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 그만두고 피부미용 기능인으로' 전국기능경기대회 이색 참가자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피부미용 직종의 유일한 남자 참가자인 전직 해군부사관, 타일 직종에서 경쟁자로 만난 10대 형제 등 지난 5일 개막한 전국기능경기대회의 이색 참가자들이 화제다.7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12일까지 서울공업고등학교, 용산공업고등학교 등 8개 경기장에서 49개 직종, 17개 시·도 대표선수 1916명이 참가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참가자는 피부미용 직종의 청일점 선수인 성기용(28)씨다. 해군 부사관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그는 얼굴관리, 전신관리, 손발톱미용, 메이크업 등을 겨루는 '금남의 영역'에 도전했다. "대학 때 여자동기들의 화장품을 추천할 정도로 피부에 관심이 높았다"는 그는 군대에서 우연히 메이크업을 전공한 이발병과 친해지면서 피부미용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성씨는 "피부미용 직종의 청일점이지만 남자가 해야 하는 일 여자가 해야 하는 일이 구분돼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전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남 지방기능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그는 “나이 제한 때문에 국제기능올림픽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전국기능경기대회 1등을 놓치고 싶지 않다”며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겠다”고 강조했다.타일 직종에는 10대 형제 참가자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경기장에서는 형제가 아닌 선의의 경쟁자로 나서겠다는 김정섭(19), 김동섭(18)군이 그 주인공이다. 운동을 시작한 후 부상을 당해 꿈을 접어야 했던 형 정섭군은 공업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접하게 된 타일기술과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통해 확실한 목표를 세우게 됐다. 그는 "나의 꿈은 국제기능올림픽 우승"이라며 "기술은 정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진로를 고민하는 동생에게도 타일 기술을 추천했다"고 말했다.동생 동섭군은 "타일 직종은 1mm 오차 밖에 허용하지 않는다”며“단순한 작업이 아니라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형이 함께 하자고해서 시작한 타일이 이제는 정말 좋다"며 "“전국기능경기대회와 국제기능올림픽까지 도전하고 실력으로 사회에 진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술인 가족도 있다. 화훼직종에 도전하는 윤혜진(46)씨는 두 아들과 함께 나섰다. 어려서부터 엄마가 만들던 꽃다발을 봐온 윤씨의 큰 아들은 2012년 국제기능올림픽 국사대표 선수의 훈련모습을 본 후 플로리스트의 꿈을 꾸게 됐다. 둘째 아들은 기계설계 CAD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아버지를 지켜보며 특성화고등학교에 입학, CAD 기술을 배우고 있다. 둘째 아들은 내년 기능경기대회 출전을 준비 중이다.윤씨는 “부모님들 중에서 아이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면 기능경기대회를 한번쯤 같이 와서 관람하기를 권하고 싶다”며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도 있다 ”고 말했다.이밖에도 한복 직종에는 이옥자(63)씨-최윤희(40)씨 모녀와 청일점 손우혁(25)씨가 출전했다. 목재창호 대한민국명장 가풍국씨의 아들 가재현씨는 목공직종에 출전해 기량을 펼친다.공업전자기기, 프로토타입모델링, 주조, 모바일로보틱스 등 주로 남자들이 참여하는 4개 직종에도 홍일점 선수들이 출전했고, 목공예 직종의 김태호(67)씨는 대회 최고령 선수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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