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경제민주화·건국절·검찰개혁 등 치열한 공방전 예고국회의장·예결위원장 모두 야당, 내년 예산 심의도 가시밭길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여의도의 '가을 전쟁'이 1일 개막했다.가을 전쟁은 16년 만의 여소야대(與小野大), 3당 구도라는 다소 어색한 환경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를 불과 1년여 앞두고 열리는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에서 시작됐다. 100일간 이어질 이번 정기국회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와 경제민주화(세법ㆍ상법 개정), 건국절 논란, 검찰 개혁 등으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사드, 경제민주화, 건국절 등 전선 대치=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전선은 사드를 둘러싼 외교ㆍ안보와 상법 개정ㆍ민생과 관련된 경제민주화, 역사교과서ㆍ건국절 논란, 예산 심의 등에서 구축됐다. 크게 안보, 경제, 역사, 정치, 예산 등으로 나뉜다. 사드 배치 논란은 내년 대선을 앞둔 전초전의 성격이 짙다. 국민의당은 지난 7월 일찌감치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당 지도부가 배치 지역으로 거론되는 경북 성주를 직접 방문해 여론몰이에 나섰고, 한 발짝 나아가 사드 철회를 외치고 있다.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난달 30일 찬성 당론을 확정했다. 사드대책위를 꾸려 당위성을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만간 반대 당론을 채택할 전망이다. 추미애 신임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부터 반대 당론 채택을 공약해 온 데다, 당내 여론도 비등하다. 다만 여권의 '안보 프레임'에 맞서 속도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야당은 배치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며 여론전에 몰입할 전망이다.
◆경제민주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또 다른 충돌 지점은 경제민주화법이다. 법인세 인상,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등이 주요 격돌처다. 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이슈를 앞세우고 있다. '대기업과 부자의 혜택'을 강조하며 서민 위주의 민생정책을 꾸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이명박ㆍ박근혜정부의 실정이란 프레임으로 귀결된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이미 법인세 인상을 시사하면서 동시에 다중대표소송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을 포함한 상법 개정 작업에 나섰다. 김종인 더민주 전 대표,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관련 법률의 개정안을 잇달아 제출한 상태다. 여당은 법인세 인상 등이 경기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대신 여당의 핵심 법안인 경제활성화법안과 노동개혁 4법을 묶어 처리한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법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는 지속될 전망이다. 여당은 박근혜정부의 4대개혁 국정과제를 마무리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역사 논쟁 등 승패 없는 전투 예상=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8ㆍ15 광복절 경축사를 계기로 새누리당은 건국절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야당은 "국면 전환을 위한 여당의 꼼수"라고 비난하지만 손해를 보진 않고 있다. 여론이 임시정부의 적통성을 무시하는 듯한 건국절이란 표현에 거부감을 갖기 때문이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건국일은 몰라도 건국절은 앞선 역사를 부정하는 듯한 표현이라 논란만 키울 뿐"이라고 평가했다.전선은 국내 정치문제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비롯한 검찰 개혁, 검찰과 맞물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백남기 농민 청문회, 세월호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 등을 놓고도 여야는 해당 상임위에서 맞붙을 수밖에 없다. 여야가 자존심 대결을 벌일 경우, 정기국회 공전의 주된 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백병전이 벌어질 검찰 개혁 등 국내 정치 사안은 양측 모두 소득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내년도 예산심의도 난항이 예상된다. 경제살리기를 위해 정부가 내년 예산을 400조원 규모로 책정했지만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시각은 벌써부터 엇갈린다. 20대 국회에선 야당이 국회의장, 예결위원장까지 모두 차지하고 있어 상정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 협상의 열쇠를 쥔 제3당인 국민의당도 예산 문제를 놓고는 정부 여당과 각을 세워 왔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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