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청탁' 폭로한 靑, 압박 수위 높이나

靑 관계자 '원칙대로 가야 한다' 밝혀…조선일보 전 주필 의혹 규명에 강한 의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이 청와대에 대우조선해양 인사청탁을 했다'고 폭로한 청와대가 "원칙대로 가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 송 전 주필의 인사청탁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청와대의 압박수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1일 송 전 주필의 인사청탁 문제가 폭로된 것과 관련해 '출구전략이 있냐'는 질문에 "다른 방법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송 전 주필의 사표 수리가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물음에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청와대가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절대 봐주기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조선일보와의 유착관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이를 저지하려 했던 것 아닌가"라며 "결국 조선일보의 우 수석 사퇴 요구 배경에 유착이나 비리를 덮으려 했던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조선일보의 우 수석 관련 보도가 의도를 담고 있다고 판단한 점에서 이를 밝히는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청와대의 강경한 태도는 지금이 수세에 몰린 국면을 뒤집을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 제기를 '국정흔들기'로 간주하면서도 반전시킬 마땅한 카드를 찾지 못했다. "의혹만으로 우 수석을 사퇴시킬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해왔다.하지만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우조선 로비 의혹을 폭로하면서 새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 카드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우 수석 흔들기를 멈출 수 있고, 이는 국정 안정화로 연결된다고 판단한 것이다.청와대 내부에서는 지금을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를 놓고 혼전이 벌어지는 시기로 간주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매우 엄중한 시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오는 2일부터 시작되는 박근혜 대통령 순방과 정기국회가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순방 성과와 정기국회 초기 움직임이 청와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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