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1조 서울의료원 터, 연내 매각 사실상 힘들다

서울시, 획지구분·건물용도 현실화지구단위계획 수정부분 많아주민열람·감정평가 절차 등 남아당초 연내 매각공고 등 예정했으나 '빨간불'

서울시가 발표한 국제교류복합지구 잠실운동장 일대 마스터플랜에 따른 조감도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감정가 1조원에 달하는 옛 서울의료원 터 개발여건이 다소 완화됐다. 서울시가 매각을 추진하면서 획지를 나누고 향후 들어설 건물용도를 현실적으로 바꿨다. 그러나 지구단위계획 확정 후 다시 감정평가를 거치는 등 일련의 절차가 남아 있어 연내 매각을 끝내려는 계획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이 수정가결됐다. 삼성역 일대 코엑스부터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아우르는 국제교류복합지구의 개발 밑그림을 담은 계획인데, 지난 3월 주민공람 후 관련부서 협의 등을 거쳐 확정한 내용이다.심의 통과 내용을 보면, 서울의료원 터는 개발이 쉽도록 보행축을 중심으로 획지를 재설정했다. 2개 필지 가운데 한곳은 폭이 좁고 가늘어 개발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자 조정한 것이다. 또 지정용도 가운데 회의장을 빼는 한편 전시ㆍ컨벤션 시설을 지하에 넣을 수 있게 했다. 이 일대를 MICE산업 요충지로 개발하겠다는 시의 구상에 따른 것인데, 인근 잠실운동장 일대나 호텔에도 비슷한 시설이 들어선다는 점을 고려했다.향후 용지매각의 변수로 작용할 건축물 용도 등을 새로 정한 만큼 지난해 두차례 유찰 이후 1년여간 진행되지 못한 매각에 관심이 모인다. 시는 지난해 8월과 9월에 공개입찰을 진행했으나 유효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시는 당초 연내 매각을 끝내겠다는 목표로 오는 10월중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었다.그러나 이날 도건위에서 통과한 지구단위계획의 경우 수정된 부분이 적잖아 향후 주민열람을 다시 한번 열어야 하는 등 연내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감정가를 9725억원에 매겼는데 획지를 구분한데다 기존 감정가 기한이 도래해 다시 평가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매입을 검토하는 일부 민간사업자의 경우 종상향을 통해 주거용 건물을 지을 수 있게 해달라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부분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오피스텔이나 호텔 같은 건 가능하지만 종상향 시 공공기여 부담, 주변 부지와의 형평성 문제 등이 있어 수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이날 심의에서는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개발할 때 짓게 될 도시계획시설을 어떻게 배치할지 지침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공공부문 시행지침에 반영했다. 이에 주경기장과 야구장, 실내체육관 등 기존 체육시설 뿐만 아니라 전시장과 컨벤션시설을 비롯해 업무ㆍ판매시설도 지을 수 있게 됐다.인근 중소규모 필지는 각 지역별 특성에 맞춰 업무복합지역, 도심서비스 지역으로 나눴다. 테헤란로 남쪽과 영동대로 동쪽은 업무시설, 아셈로 서쪽과 봉은사로 북쪽은 가로활성화를 위해 식음료상가나 도심형 게스트하우스 등을 권장키로 했다.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관련범위 내에서 가구단위로 기반시설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제안하면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할 수 있는 근거도 만들었다.아울러 걸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도록 동서ㆍ남북방향으로 주보행축을 정하는 한편 건물 저층부에는 가로활성화 용도를 적극 권장키로 했다. 삼릉공원에서부터 코엑스를 거쳐 현대차부지, 탄천보행교, 잠실운동장까지 이어지는 동서방향 보행축을 정비한다.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와 함께 영동대로ㆍ테헤란로에 버스중앙차로제를 도입해 대중교통 비중을 높이는 내용도 포함됐다.탄천나들목을 중심으로 한 일대 도로체계 개편안과 관련해서는 최근 폐쇄방안 발표 후 주민반발이 거셌던 점을 감안, 현재 4개 연결로를 유지하는 방안을 포함해 주민과 관련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결정키로 했다. 이날 심의에서 같이 다뤘던 현대차부지 세부개발계획의 경우 애초 시에서 권고했던 저층부 공공성강화 방안이 미흡해 보류됐다.천석현 시 지역발전본부장은 "이번 지구단위계호기은 국제교류복합지구를 안정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초석을 다진 것으로 주민과 소통을 바탕으로 향후 사업과정에서 교통, 환경, 안전 등 보다 면밀히 도시변화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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