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8월9일은 올림픽 기적데이

80년 전, 그리고 24년 전 손기정과 황영조 금메달, 오늘은 어떤 낭보가?

1936년 8월 9일, 정확히 오늘로부터 80년 전.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 모인 관중들은 마라톤 경기에서 누가 1위로 경기장에 들어올 지 숨죽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경기장에 들어온 이는 우승 후보였던 유럽이나 남미 선수가 아니라 깡마른 체구의 한국인이었습니다. 그는 세계 신기록인 2시간 29분 19초 2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한국인이 딴 올림픽 첫 메달. 그의 이름은 손기정이었습니다.그는 우승을 하고도 무표정했고 환호하지 않았습니다. 시상식에서는 고개를 들지 않았고 월계수 나무로 가슴의 국기를 가렸습니다. 그의 금메달이 조국을 침탈한 일본의 것이 됐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일장기를 달고 42.195km를 뛰었던 그는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슬퍼보였습니다.하지만 무명의 선수가 세계의 건각들을 제치고 우승을 했다는 소식은 일본의 식민 통치로 고통 받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습니다. 언론은 이 소식을 전하면 그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우는 방식으로 항거하기도 했습니다.그 후 56년이 지난 뒤인 1992년 8월 9일, 손기정이 금메달을 획득한 바로 그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또 하나의 낭보가 날아왔습니다. 올림픽 마라톤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목에 건 것입니다. 황영조가 2시간 13분 23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할 때 여든의 손기정옹은 메인스타디움 본부석 맞은편 스탠드에 있었습니다. 그는 황영조가 금메달을 따자 "마침내 56년의 한이 풀렸다. 황영조가 빼앗긴 내 국적을 되찾아 주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8월 9일. 80년 전, 그리고 24년 전 우리에게는 특별한 낭보가 전해졌던 날. 오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어떤 소식이 전해질까요?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이경희 디자이너 moda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