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내 최초 독립채널형 서비스빅데이터 활용 가구마다 맞춤형 방송점유율 50% 넘어…2분기 매출 470억매주 화요일마다 직원 10명과 저녁식사美·동남아 사업자와 현지 진출 추진중기상품 판로 구축·내실화도 목표
오세영 KTH 사장이 서울 동작구 KTH 본사 사무실에서 T커머스 사업을 비롯한 자사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 사장은 ICT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까지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대담=아시아경제 이초희 유통부장, 정리=김현정 기자] KTH라는 회사는 대중적으로 익숙하게 알려진 편은 아니다. 로고(CI)를 보면 'KT의 계열사' 라는 걸 알 수 있는 정도다. 그러나 이 회사는 30년 가까운 업력을 가진 업계의 베테랑이다. 1990년대 '하이텔' 서비스로 PC통신 시장을 주름잡던 한국PC통신이 전신. '뚜-뚜-'하는 연결음을 내며 전화 모뎀으로 인터넷을 연결하던 당시 하이텔은 천리안, 나우누리와 함께 전성기를 누렸다. 부침을 겪던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정보통신기술(ICT), 콘텐츠와 함께 T커머스 쇼핑을 3가지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며 선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K쇼핑이라는 T커머스 채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인터넷 관련 사업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시장에는 부침이 많았다. KTH와 직원들 역시 굴곡을 겪어야 했다. 그러던 중 2014년 10대 사장으로 취임한 것이 지금의 오세영 대표다. T커머스라는 생소한 유통채널을 알리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업계 1위의 선두자리를 지키는 것. 너무나 당연한 이 과제를 뒤로하고 그는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서울시 동작구 KTH 사무실에서 취임 3년차가 된 오 사장을 만났다. "매주 화요일마다 직원들 10명씩을 모아 저녁식사를 했어요. 대단하고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만나서 이런 저런 일상의 얘기도 나누고, 업무 아이디어도 듣고. 1년이 안돼 500여명인 전 직원을 모두 만났죠. 어색하게 앉아있으면 안되겠다 싶어 직원의 가족관계나 개인적인 사정 등도 미리 숙지했습니다."'행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미팅 자리에서 진심을 보이니 벽이 헐렸다. "자네 오늘 첫째 생일 아냐? 저녁자리에 왜 와있어." 사장이 내뱉은 한마디에 깜짝 놀라면서도 감동한 직원이 여럿 있었다는 후문. 그는 "처음엔 말 없이 밥만 먹던 직원들도 2년차 두번째 텀이 되니까 편안함을 내비쳤고, 이제는 사장 방을 노크해 농담을 건네고 가기도 한다"면서 "그러다보니 사장의 업무지시나 변화요구에 대해 직원들이 반감을 가지는 경우도 없어지고, 진심으로 서로를 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침에 김밥이나 샌드위치 같은 간단한 조식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야근이 많은 방송 업무 특성을 감안해 늦은시간에는 택시를 타고 집에 갈 수 있도록 하는 '안심귀가' 제도를 마련한 것도 오 사장이다. 부임 직후부터 안마기 같은 휴게실 장비를 보강하고, 하다못해 벽 페인트 칠까지 다시했다. 조직 관리에만 신경쓰는 것은 아니다. 신기술개발과 트렌드 파악도 그가 공을 들이는 분야다. T커머스는 일종의 홈쇼핑 방송으로 리모컨으로 원하는 상품을 찾아 방송을 골라보고, 상품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KTH가 전개하는 'K쇼핑'은 2012년 8월 오픈한 최초의 독립 채널형 T커머스 서비스로, 시장점유율 50% 이상의 업계 1위다. 지난 2ㆍ4분기의 경우 작년보다 26%가량 뛴 4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규모 TV홈쇼핑 업체와 T커머스 사업자들의 공세 사이에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뭘까. 그는 'ICT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라고 힘줘 말했다. "K쇼핑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가구마다 다른 방송을 내보내는 맞춤 쇼핑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유아가 있는 가구에는 어린이 도서 전집을 방송을, 노년층 가구에는 건강식품을 메인 방송으로 틀고 있다는 거죠. 타겟에 맞춘 차별화 서비스인셈입니다.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청자의 취향, 패턴, 구매이력 등을 분석하고 특성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개념입니다. 이 같은 맞춤쇼핑 서비스는 국내, 해외 시장을 찾아봐도 전례없는 혁신적인 서비스인셈이죠."KTH는 실시간 주문 방법이나 콘텐츠 연동 방법 등과 관련된 24건의 T커머스 기술을 국내외에 출원한 상태다. 확보한 특허도 6건이나 된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도 고민중이다. 특히 미국, 일본 등 유통 선진 시장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부터 진입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판단"이라면서 "IPTV나 디지털TV 환경이 갖춰진 미국이나 일본 등이 진출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의 경우 K쇼핑이 현지의 사업자와 협업해 진출하는 것도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지난해 베트남 국영TV인 VTV와 협약을 체결해 IPTV 기술 지원과 커머스 협력 사업을 논의 중"이라고 소개했다. 오 사장은 T커머스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협회는 2004년 관련 정책이 마련된 지 10년 만인 2014년 10월 출범했다. 그는 출범 2년이 된 협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내실화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회장으로서 가지고 있는 첫번째 계획이 '내실화' 입니다.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회원사들의 사업환경과 협회 지원시스템도 안정화되고 있어요. 이를 기반으로 회원 간 유대를 강화하고, 위상을 높이려고 합니다. 공동 홍보 같은 것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T커머스가 무엇인지, 어떻게 접근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 프로그램사이 광고(SB)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는 T커머스가 중소ㆍ농수산물 상품의 주요판로가 되도록 하는겁니다. 여기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가령 (가칭)중소상생위원회 신설을 통해서 동반 성장 방안 마련과 공동지원센터 설립 등을 모색할 예정입니다."정리=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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