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허락 없는 드라마 '김수로' 소설 '저작권 침해'

드라마 제작진, 작가 허락 없이 극본 각색한 소설 출간…대법, 유죄 판단한 원심 확정판결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MBC 드라마 '김수로' 제작진이 작가 허락 없이 극본을 각색한 소설을 출간한 혐의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박보영)는 저작권 위반 혐의로 기소된 MBC PD 홍모씨와 드라마 제작업체 대표 김모씨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홍씨 등은 2009년 7월 드라마 작가 A씨와 드라마 극본집필계약을 체결한 뒤 2010년 3월 드라마 홍보를 위해 출판사와 드라마 극본을 각색한 소설 출판계약을 체결했다. 홍씨 등은 A씨에게 집필료 감액 등을 담은 집필계약 변경합의서를 보냈고, 이후 양측의 견해 대립은 계약해지를 둘러싼 민사소송으로 번졌다.

대법원. 사진=아시아경제DB

홍씨 등은 2010년 10월 A씨의 드라마 1~6회 극본을 임의로 각색한 내용이 담긴 소설 '철의 제왕 김수로'를 'mbc 주말특별기획 <김수로> 원작'이라는 저작자 표시하에 출간했다. 홍씨 등은 드라마 극본은 여러 명의 작가가 참여해 집필한 공동저작물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7회부터 32회까지의 극본이 공동저작물이라 하여 1회부터 6회까지의 극본이 피해자의 단독저작물이라는 사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1심은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지만, 2심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이 유죄로 판단한 사안 중 저작인격권 침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한 결과다. 2심은 "피해자와 구체적인 출판조건 등에 관한 명시적 합의가 없었으므로, 피해자가 단독 집필한 1회~6회 극본을 소설로 출간해 판매하거나 극본을 각색하여 만든 2차적 저작물을 출간해서는 아니되고, 소설 등의 출판시 저작물에 피해자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이 사건 전체 극본은 피해자의 창작 부분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 저작물로 볼 수 있을지언정 피해자와 위 작가들의 공동저작물로 볼 수 없다"면서 홍씨 등의 저작권 침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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