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외국인과 파는 기관…최고점 찍고 기싸움 팽팽

총 4조3027억 순매수원화강세·위험자산 선호 영향기관 순매도로 박스권 탈출은 어려울 듯[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외국인의 18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으로 코스피가 1일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우호적 환율 여건과 현재까지는 양호한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구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외국인과 반대로 가는 기관의 매도공세에 박스권 탈출은 어려울 전망이다. 2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대비 8.75포인트(-0.43%) 내린 2020.86을 기록중이다. 이시각 외국인은 17억원 순매수, 기관은 918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 거래시간 연장 첫날인 전날 코스피는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종가기준 연중 고점(2029.61)을 찍기도 했지만 이날엔 소폭 조정받는 모습이다.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달 7일부터 전날까지 18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했다. 이 기간 주식매입 규모는 총 4조3027억원이다. 이는 2014년 21거래일(5월13일~6월12일) 연속 순매수 이후 최장기록이다. 당시보다 매입 규모는 약 9000억원 더 많다. 역대 외국인 순매수 최장기록은 2013년 44거래일(8월23일~10월30일)이다. 최근 18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전자ㆍ반도체ㆍ자동차부품 등의 업종은 주로 사들인 반면 완성차ㆍ의약품ㆍ식품 등은 내다 팔았다.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8870억원)이며 순매도 1위는 현대차(-1171억원)로 집계됐다. 이러한 외국인의 주식매입 덕에 삼성전자는 전날 장중 158만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역대 장중 최고가인 158만4000원(2013년 1월3일)에 바짝 다가간 모습이다. 이처럼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미국 금리인상 지연에 따른 원ㆍ달러 환율 하락(원화강세)이 주 요인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12.2원 하락한 11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ㆍ달러 환율이 종가기준 111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24일(1108.4원) 이후 13개월만이다. 원화강세는 주가상승과 더불어 환차익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어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강한 유인기제로 작용한다. 전세계적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것도 한국 등 신흥국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가능케 하는 요소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최근 4주 동안 신흥국 주식과 채권에 각각 70억달러와 143억달러가 유입됐다. 브렉시트 충격으로 급락했던 글로벌 주요 지수가 직전 고점 수준까지 회복했고 각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유동성 기대감까지 생겨 위험 자산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평가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현재까지 양호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코스피 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올해 2분기 실적 시즌이 순조롭게 마감되면 올해 2분기 기준 4개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5년만의 최고치인 95조원을 돌파하고, 연말까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가 코스피 2000선으로 올라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위험자산 선호심리 강화속에 기업실적 호조로 편안한 상승을 만끽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기업의 이익이 돌아선 상황에서 연말까지 코스피 저가 기준선은 2000이 될 것으로 보여 저평가 매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아직 미국의 금리인상 리스크에 민감할 시기는 아니라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유동성의 수혜를 보고있는 신흥국시장 랠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신흥국의 기업이익이 선진국의 이익 모멘텀을 웃돌고 있는 것이 기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이 살 때마다 보여줬던 기관의 순매도 패턴이 또 반복되고 있어 박스권 탈출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외국인이 최근 18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는 동안 기관은 총 3조814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2014년 외국인이 21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던 기간에도 기관은 총 1조8543억원을 순매도했으며, 2013년 44거래일 연속 순매수(13조9000억원) 기간에도 기관은 총 7조2760억원어치 물량을 털어냈다. 이때마다 지수는 번번이 박스권을 뚫지 못했으며 최근 5년간 같은 패턴이 지속되고 있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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