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사업, 일자리 창출효과 가장 커…장기적 플랜 필요국민연금, 금융시장 투자 이익 치중 '비판'최저임금 현 인상수준 상당한 개선효과 있을 것
사진 제공=한국노동연구원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지금처럼 고용이 어려운 시기에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통해 국가ㆍ산업인프라를 확대하고 공공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국민연금도 금융 투자로 시장을 흔들어선 안된다. 장기적인 공공인프라 투자에 나서야 할 때다." 실업난의 해법을 제시하는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의 어조는 강경했다. 지난달 25일 세종시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만난 방 원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투자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부분에 해야 한다"며 "산업안전과 관련한 인프라, 도로 인프라 등 고령화시대를 대비하는 공공인프라에 투자하자"고 제언했다. 그는 최근 조선업 등 기간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산업구조조정은 이미 다가온 미래"라며 "시대 변화에 맞춰 산업 자체가 적응하지 못하면서 산업 구조조정은 물론 인력조정, 불평등 심화, 실업문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조선업에서만 4만~6만명의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내년, 내후년까지 일자리 사정은 계속 좋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 플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 원장이 일자리 창출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보는 분야는 공공서비스, 복지, 교육 등이다. 그는 "가장 (일자리 창출효과가) 좋은 것은 SOC 사업"이라며 "현 단계에서 꼭 필요한 SOC 투자를 발굴해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공약가계부 상 현 정부에서 SOC투자는 많이 줄인 상태다. 하지만 국가 인프라, 산업인프라 등 투자해야 하고 투자할 만한 곳이 많을 것이란 게 방 원장의 지적이다. 그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은 그런 곳에 투자하자는 것"이라며 "울산 등에는 송유관 등 산업인프라가 30년씩 낙후돼 있기도 하다. 산업단지 내 안전, 예를 들어 국민안전처에서 문자로 안개가 꼈다고 알려주는 것 등 투자할 것이 없는지 살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를 대비한 연구개발(R&D)과 인력양성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야 한다"며 "정부도 이 분야에 인센티브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연금전문가로 손꼽히는 방 원장은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 국민연금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국민연금은 무조건 금융시장에 투자해서 이익을 얻겠다고 하는데, 공공연기금 투자는 중립적이어야 한다"며 "시장의 변수가 돼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현재 약 500조원 기금이 채권(57%)과 주식(32%), 부동산 등 대체투자(10%)에 투자되고 있다. 2015년 9월 기준으로 사모펀드나 부동산에 22조원, 국내 주식시장의 대형주에 74조원을 투자 중이다. 이에 대해 방 원장은 "공공펀드의 제1원칙은 시장을 흔들면 안된다는 것"이라며 "장기적 인프라 투자 등이 중심이 돼야지 지금처럼 삼성에 몇 퍼센트 등 투자하는 것은 내재한 리스크가 크다. 장기미래플랜 없이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고령화시대를 대비하는 공공인프라를 지어서 거기서 수익을 얻고 인프라도 해결해야 한다"며 "죽든 살든, 국민경제 성장과 함께 가는 것이 기금의 사회적 투자철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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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시장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이중구조와 불평등의 해결방안을 묻자 한 숨을 내쉬며 "큰 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주도의 노동개혁이 사실상 실패 수순으로 돌아간 데다,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방 원장은 "1차 노동시장에서 고용관계의 경직성은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라며 "기업이 사람 쓰는 걸 머뭇거리니 한쪽(1차 노동시장)은 너무 경직돼있고, 2차 노동시장은 너무 불안정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힘 있는 노동조합, 대기업이 이미 노동시장에 형성된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어떤 사회 프로세스도 개선될 수 없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특히 독일을 사례로 들며 "탄력근로 시간제 도입 등으로 노동 투입을 유연하게 하고 고용조정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경우 조선사에서 가장 먼저 구조조정되는 물량팀, 하청업체 근로자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대기업 노조가 고용안정보다 임금부분에 있어 양보를 못하겠다는 게 아닌가 싶다"며 최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노조의 파업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방 원장은 "일자리 부족, 낮은 산업생산성, 40%를 웃도는 노인빈곤율 등은 부끄러운 명함이자 앞으로의 과제"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25%에 달한다. 말 그대로 불평등, 양극화다. 그는 "해결방법은 딱 두 개"라며 "성장을 더 하거나, 내적 분배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글로벌 경제가 사실상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감안할 때, 소득 재분배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방 원장은 "조세제도에 의한 소득분배효과가 가장 낮은 국가가 한국"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갈등 비용이 매우 높은데 이런 점들에서 모여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장보다는 불평등 해소와 사회통합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논란이 일었던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현 인상수준이) 개선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방 원장은 "2010년 이후 임금인상률과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더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 7% 추세로 2020년까지 인상되면 굉장한 개선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계에서 주장하는 시급 1만원에 대해서는 "급격히 올릴 경우엔 지불능력이 있느냐가 문제인데, 주로 최저임금은 서비스, 숙박, 농림어업, 자영업에 적용된다"며 "대기업은 실질적으로 상관이 없기에 쉽지 않은 결론"이라고 언급했다. 편의점 등의 경우 오히려 인력을 채용하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제조업의 경우 최저임금 수준을 반영해 하청단가가 정해지는 것이 통설인 만큼, 자원이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에는 "임금인상안, 성장률, 물가상승률 등과 정책목표를 감안해 과학적 근거를 담고, 예측가능한 범위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종적으로는 사회적 대화로 결정돼야 하지만 연구원이 디테일한 근거 작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담=조영주 세종취재팀장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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