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군과 정보기관을 대통령 직속으로 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을 시사했다. 사실상 의원내각제를 대통령제로 바꾸려는 개헌 시도로 풀이된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A-하베르 TV와의 인터뷰에서 "작은 규모의 개헌을 하려고 한다"며 "개헌이 이뤄지면 터키 국가정보청(MIT)과 군 참모총장이 대통령의 지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같은 계획은 대통령에게 더 큰 권한을 부여하는 대통령 중심제로 바꾸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현재 터키는 의원내각제 국가로 현재 터키 군과 MIT는 대통령이 아닌 총리의 지휘를 따르고 있다.정부가 이 같은 개헌을 이루려면 의회 전체 의석 550석 가운데 3분의 2인 367석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317석을 보유하고 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3개월 동안 선포된 국가비상사태를 상황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그는 "상황이 정상으로 되돌아오지 않으면 프랑스처럼 비상사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터키의 국가비상사태 때는 내각회의가 내리는 칙령이 곧 법률의 효력을 낸다. 이 칙령은 AKP가 과반인 의회의 사후 승인만 받으며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도 받지 않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부여하고 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지금까지 1만8699명이 쿠데타 연루 혐의로 구속됐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이날 이스탄불의 한 법원의 권고에 따라 쿠데타 연루혐의로 가뒀던 군인 989명 중 758명을 풀어줬다.한편 터키에서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지난 15일 쿠데타 시도 실패에 연루된 군인 1389명이 해고됐다고 터키 일간 휴리예트는 31일(현지시간) 발행된 관보를 인용해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터키 내 전쟁대학, 군사 고등학교, NCO 고교 등 모든 군사학교가 문을 닫았다. 굴하네 군의과대학과 전국의 모든 군사 병원은 보건부로 예속됐다.에르도안 대통령이 전날 인터뷰에서 밝힌 "기존의 군사 학교를 폐쇄하고 국립 군사대학을 새로 건설하겠다"고 군부 쇄신책을 현실화한 것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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