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카드, 너마저…0%대 먹통 성장률

세계경기 침체 따른 수출부진·불확실한 전망에 저성장 고착화국민총소득 -0.4%로, 5년3개월만에 감소세 돌아선 것도 불안그나마 소비반등 다행이지만 2분기 성적표 지속여부 장담못해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2분기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전분기 보다 소폭 개선됐다. 2분기 성장률은 0.7%로 1분기의 성장률(0.5%)에 비해 0.2% 포인트 높아졌다. 하반기들어 분기별로 평균 0.5%의 성장률을 기록하면 한은이 목표로 하고 있는 올해 성장률(2.7%)은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0.7%' 라는 수치가 썩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3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이 마저도 임시공휴일, 개별소비세 재인하 등의 경제 살리기 카드를 총동원해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2분기에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와 같은 악재도 없었다. 세계 경기의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과 불확실한 경기 전망으로 인한 0%대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뼈아프다. 특히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0.4%(전기비)로, 2011년 1분기(-0.3%) 이후 5년 3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것이 불안 요인이다. GDI 감소는 1분기 GDI가 3.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던 기저효과와 국제유가 반등으로 일부 수입품 가격이 오른 게 표면적 이유다. 수입가격의 상승만큼 수출가격의 하락도 GDI의 감소를 야기했다. 실제 6월 수출금액지수는 112.70로 전년동월대비 6.4% 감소했는데 석탄 및 석유제품(-27.2%), 일반기계(-8.0%), 전기 및 전자기기(-5.2%) 등 주력 수출품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수출 가격은 기업의 매출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수출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금액까지 줄고 있어 기업 매출 역시 가파르게 줄어들 수 있다.
기업의 매출 감소는 투자 감소로도 연결된다. 2분기 설비투자가 2.9%성장으로, 1분기 -7.4% 보다는 성장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작년 2분기보단 2.6% 감소로,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를 못 벗어났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매출이 감소하자 기업들이 미래보다는 생존에 더욱 무게추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국내 투자 감소는 경제의 성장 활력을 떨어뜨리고 고용과 가계 소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마이너스 GDI에 우리 경제의 혹독한 현실이 그대로 반영돼 있는 것이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최근 기업들의 매출감소에 대한 우려가 큰 데 이 부분이 마이너스 GDI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경기 상태가 마땅치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소비가 좋아진 게 저유가 효과라면 GDI는 유가가 오른 게 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 소비를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올해 2분기 소비가 반등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민간소비 성장률은 0.9%로 올해 1분기 -0.2%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지난 5월6일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만들어진 3박4일 '황금연휴' 동안 주요 소비 지표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정부가 지난 2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조치를 연장한 것도 소비 반등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1.1%포인트로, 지난 1분기 -0.2%포인트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 역시 정부 정책 카드의 단기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같은 상황에선 반등한 2분기 성적표의 지속여부를 자신할 수 없다. 기업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급증,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ㆍ브렉시트) 등의 악재가 여전히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대외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시기도 9월 이후로 늦어질 수 있다"며 "3분기 성장률은 2분기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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