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바뀐 일상]찜통더위에 밖에 안 나간다…'귀차니즘'족 급증(종합)

폭염에 생활스타일 바뀐다…'외식도 귀찮고 집밥도 안한다' 음식 배달 급증외출 꺼려 장보기도 온라인과 모바일로 대신하거나 저녁시간때 매장가심부름업체 ·배달음식점 때 아닌 특수[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주현 기자]일주일째 폭염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이 바뀌고 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배어 나오고 숨이 막힐 정도의 습한 찜통더위로 심부름업체나 배달음식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 업체의 이용횟수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보는 스타일도 변하고 있다. 무더위를 피해 저녁에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면서 늦은 시간대 매출이 증가했고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장보는 소비자도 급증했다. ◆"장보러 마트 가다 되돌아 왔어요"=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7∼23일 이마트몰(온라인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2.5% 증가한 것에 비해 대조적이다. 온라인 쇼핑사이트인 11번가에서는 지난 18∼24일 가공식 매출이 전년에 비해 91% 급증했고 신선식품 매출도 58% 늘었다. 가공식품 부문은 전체 매출 중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했다.반찬ㆍ가정간편식의 경우 모바일 매출이 무려 207% 뛰었고 기저귀ㆍ분유 106%, 주방용품 91%, 세제ㆍ화장지 39% 등 모바일로 장보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1번가 관계자는 "최근 급격히 더워진 날씨로 집이나 회사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장을 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떠오르는 물품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즉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이 장보기의 주 구매채널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강해나씨(29)는 "요즘같은 더위에 발품을 팔지 않고도 생필품을 살 수 있는 인터넷 장보기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며 "인터넷에서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배송이 가능해 더운 날씨에 굳이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을 가지 않아도 집 안에서 장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심부름업체들도 때 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로 사소한 생활용품을 주문하는 건수가 늘었다. 서울의 A 심부름 업체는 이달 들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늘었다. 심부름업체 한 관계자는 "장보기는 기본이고 약이나 필요한 물품 1~2개를 사다달라는 고객들의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부득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장을 봐야되는 소비자들은 저녁시간대를 이용했다. 이마트의 오프라인 매장은 이달 들어 해가 진 이후인 오후 8시 이후 매출이 전월동기대비 4.3%늘었다. 고객수도 3.6% 증가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폭염으로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장을 보는 고객이 더욱 늘고 있는 추세"라며 "온라인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이마트 온라인몰에서 장을 보고 있다.

◆"밥 먹으러 나가기도 귀찮습니다"=폭염은 식사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각 가정과 직장에서 음식을 배달해먹는 비율이 늘어난 것. 한 끼 먹으러 밖에 나가자니 땡볕이라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고, 집에서 밥을 해먹자니 주방에서 불을 쓰며 조리하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26일 현재 G마켓의 최근 한달간 음식배달 서비스 매출은 전월 대비 12%, 전년대비 29% 증가했다. 피자 배달의 경우 전월보다 53%, 전년 대비 50% 늘었다. 치킨배달도 각각 14%, 20% 증가했다. 11번가에서도 같은 기간 배달음식 서비스가 74% 급증했다. 배달음식 주문서비스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무더운 날씨에 밥하기 귀찮은 주부들, 외식 대신 집에서 간편하게 한 끼 먹으려는 고객들 위주로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바캉스 시즌이라 사람들이 피서지로 떠나 배달 주문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시기지만 폭염 때문인지 주문량이 뒤처지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대표적인 배달음식점인 중국집도 점심을 시켜먹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전화 주문만도 하루 수십여통에 이르고 있다. 충무로의 한 중국집 주인은 "더위에 식당에 오는 사람보다 주문해서 먹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졌다"며 "가정에서도 음식 만들기를 꺼려해 주문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편의점 도시락 판매도 늘었다. 걸어서 나가지 않고 건물안이나 바로 인근에 있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간단히 떼우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 특히 학생들의 구매율이 높은 편의점 도시락의 경우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보였다. CU에서의 이달 25일 기준 전년대비 도시락 매출은 179.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매출도 전년보다 102.2%, 전월대비 5.4% 증가했다. GS25에서도 전월에 비해 15.6% 늘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학생들이 많이 사먹는데 방학기간이라 매출이 떨어져야 하지만 되레 전월보다도 늘었다"며 "더위 때문인지 건물 내 직장인들의 구매가 많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직장인 김영훈씨는 "점심식사 시간에 너무 더워 건물 밖으로 나가기 무서워 동료와 음식 배달해서 먹었다"며 "올해 유독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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