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우선주의 기치를 내건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가 세계무역기구(WTO) 탈퇴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호 무역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한미FTA(자유무역협정)ㆍ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비롯한 모든 무역협정의 재협상 하겠다고 거듭 주장해왔지만, 수 틀리면 미국이 WTO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트럼프 후보는 24일(현지시간)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국외로 생산적 일자리를 가져가는 미국 기업이 생산한 제품에는 15%∼35%의 세금을 매길 생각"이라고 주장하자, 프로그램 진행자인 척 토드가 "그렇게 과도하게 세금을 물리는 방안은 WTO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는 "그때는 우리는 재협상을 하거나 아니면 철수할 것"이라고 말한 뒤, "이런 무역협정들은 재앙이다. 당신이 알다시피 WTO는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과 미국 등을 비롯해 현재 163개 회원국을 둔 WTO는 제2차 세계대전이후 무역질서를 관장해온 가트(관세ㆍ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를 대체해 1995년 1월 출범했으며, 국가 간 무역규범들을 다루는 유일한 글로벌 국제기구이다. 제네바에 사무국을 둔 WTO는 자유로운 세계 무역질서 강화와 회원국 간 무역분쟁 조정·중재, 새로운 무역협정 협상을 위한 정부 간 포럼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앞서 트럼프는 지난 21일 공화당 전당대회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미국을 다시 우선으로(Make America First Again)'라는 대선 슬로건대로 한미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비롯한 모든 무역협정의 재협상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반대 등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겠다고 역설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보호 무역주의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는 세계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24일(현지시간) 중국 청두(成都)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를 폐막하며 낸 성명에서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 세계 경제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구조개혁과 무역자유화를 주문했다. IMF는 라가르드 총재가 "구조개혁은 매우 중요하며, 무역자유화의 확대도 생산성과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긴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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