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뜯어보기]이홍덕 명인의 떡마귀, 웹툰 속 상상떡볶이 그대로

독특한 풍미의 매운 불맛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웹툰의 기세가 대단하다. 영화, 캐릭터에 이어 이제는 식품ㆍ유통업계까지 손을 뻗었다. 다음의 인기 웹툰 '노점묵시록'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이 협업해 내놓은 떡볶이 '이홍덕 명인의 떡마귀'의 출시는 그래서 의미있다. 웹툰의 인기를 그대로 제품이 이어받을 수 있음을 증명해 낸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지난달 15일 처음 판매를 시작해 이틀만에 5000여개가 팔렸다. 인터넷 상에서도 화제다. 노점묵시록(화이날 에디숀)은 작가 백봉의 대표작으로 좌판 출신의 떡볶이 명인 이홍덕이 거대 프랜차이즈 업체 붕식푸드와 맞서 TV홈쇼핑 생방송에서 배틀을 벌이는 내용이다. 만화는 연재 내내 이홍덕의 떡볶이를 찬양한다. "더 깊고 강렬해진 소스와, 역시 이전보다 더 탄력있고 쫀득해진 떡의 완벽한 하모니! 입 안에서 터질듯한 에너지의 춤판이 벌어진 것 같아!", "느껴진다, 밀려온다! 원초적인 거대한 에너지가! 지구의 탄생 아니, 우주를 생성한 첫 폭발 그때부터 존재한 가장 원초적인 맛! 바로 불맛이다!"이 기괴할 정도의 과한 '맛 설명'에 독자들은 매료됐다. 급기야 실제 떡볶이가 출시되기를 바란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다음과 G마켓이 손잡고 웹툰 속 상상의 떡볶이를 실제로 재현해내면서 시장을 만들어 낸 셈이다. 실제 맛은 어떨까. 제품 자체만 놓고 봤을 때에는 합격점이다. 만화에서 묘사한대로 불맛을 살려 독특한 풍미를 준다. 어묵, 떡볶이, 양념장을 따로 위생적이게 포장한 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매운맛을 즐기는 마니아 층에게는 좀 달고, 매운 것을 아예 먹지 못하는 어린이 입맛에는 맵다. 한마디로 맵기의 강도가 어중간하다. 한 팩은 585g으로 두 명 정도가 먹기 적당하다. 현재 4590원에 할인판매중이지만 정가는 7900원이다. 조리가 필요없는 일반 유명 떡볶이 체인점의 2인분 가격보다 비싸다는 점은 상기해야 한다. 웹툰 덕에 인기를 얻으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지속적으로 좋은 매출을 낼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궁극의 떡볶이 맛을 묘사한 만화 탓(?)에 맛에 대한 구매자들의 기대치가 매우 높다는 점은 한계가 될 수 있다. 솔직히 '원초적 에너지를 가진 불맛' 정도는 느껴지지 않는다. 만화에서 '개알포수(몸 안의 성난 화를 눌러줄 때 먹는 물)'로 명명된 동치미 국물 같은 것을 추가 구성으로 내놓으면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바람은 있다.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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