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중앙은행(BOE)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후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과 달리 추가 부양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실망스러운 결과일 수도 있었지만 주가는 오르고 채권은 약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되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해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BOE는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동결 결정도 찬성 8표, 반대 1표의 압도적인 표결로 결정됐다. 브렉시트로 영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졌고 따라서 BOE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다만 BOE는 성명서를 통해 "대부분 통화정책 위원들은 8월에 통화정책 완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혀 내달 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미국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 쿼츠는 BOE가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하고 대신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을 (직구가 아닌) 커브볼을 던졌다고 해석했다. 정면 승부를 피했다는 의미이다. BOE가 예상 밖의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한 것은 브렉시트 후 금융시장이 빠르게 충격을 수습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뉴욕증시는 이번주 들어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이미 브렉시트 이전 지수대를 회복했다. BOE 입장에서는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라는 마지막 카드를 남겨둠으로써 훗날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시장도 이날 BOE의 예상밖 결정을 오히려 경기침체 위험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호재로 해석했다. 뉴욕증시는 나흘째 사상최고치를 다시 썼고 유럽 주요 증시도 1% 넘는 급등을 기록했다. 브렉시트 후 극단적으로 치솟았던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약해졌다. 주요국 채권 금리는 지난주 연일 사상최저치를 갈아치웠으나 이번주에는 일제히 반등하고 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06%포인트 오른 1.53%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1.36%로 종가 기준 사상최저치를 썼던 것과 비교하면 4거래일 만에 0.17%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이날 영국과 독일 국채도 각각 0.05%포인트, 0.02%포인트 상승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값도 하락반전했다. 전날 BOE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으로 올랐던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전거래일 대비 11.40달러(-0.9%) 하락한 온스당 1332.20달러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한편에서는 여전히 주식과 채권 시장 과열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상승 이유가 없는 존재할 수 없는 주가라고 지적했다. 뉴욕증시가 지나치게 과열돼 있다는 것이다. 핑크 회장은 또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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