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벤' 만난 아베의 한 수…'부양 잭팟' 언제?

▲벤 버냉키와 아베 신조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돈을 찍어 경기를 부양한다는 의미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가진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전 의장이 일본을 찾아 총선 승리에 고무돼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났다. 버냉키 전 의장이 11일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와 오찬 회동을 한 데 이어 아베 총리까지 만나면서 일본 정부의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12일 오후 아베 총리를 만난 후 총리 관저를 떠나는 버냉키 전 의장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함께 동석했던 하마다 고이치(浜田宏一) 경제자문을 통해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예상대로 일본의 경기부양 정책에 관한 것이었음이 확인됐다. 아베 총리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탈출 목표를 절반 정도만 달성했다. 탈출 속도를 높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OJ의 통화완화 정책은 잘 작동했고 재정확장이 더해진다면 아베노믹스는 더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의 예상대로 적극적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버냉키 전 의장의 생각도 아베 총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아베노믹스가 그동안 잘 작동했다고 평가하면서 BOJ가 추가완화의 수단을 가지고 있는 만큼 물가 하락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경제를 살리는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논의를 했을 수도 있다"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7·10 총선 승리 이후 아베가 경기를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데다 미국 양적완화의 산 증인인 버냉키 전 의장과의 만남을 가졌다는 것은 그만큼 시사하는 바가 있다. 버냉키 전 의장은 Fed 이사 시절이던 2003년에도 일본을 방문해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완화 정책을 주문한 바 있다. 시장도 버냉키 전 의장의 일본 방문에 반응했다. 11일 오후 버냉키 전 의장과 구로다 총재의 회동 가능성이 언급된 직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하락폭을 확대했다. 아베 총재의 총선 승리 이후 일본 증시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엔화 역시 이틀간 4% 넘게 급락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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