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GM 전기차 생산 중단… 볼트는 수입 판매 계획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한국GM이 하나뿐인 전기차 모델 스파크 EV를 단종하기로 했다. 저조한 판매량이 원인이지만 이로써 국내 전기차 생산라인은 완전히 멈춰서게 됐다. 한국GM은 GM의 볼트(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조만간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지만, 최근 한국 내 생산량을 계속 줄여나가면서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11일 한국GM 고위 관계자는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파크 EV를 8월부터 단종하기로 했다"며 "올 들어 100대도 넘지 못한 저조한 판매량 때문인데 노조가 요구하는 차세대 스파크 생산도 불가하다는 방침을 노조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스파크 EV(전기차) /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파크 EV는 2013년 국내 출시된 한국GM의 유일한 전기차로 제너럴모터스(GM)의 친환경차 기술과 한국GM의 경차 개발 노하우가 집약된 모델이다. 출시 당시 환경부와 창원시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지원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일부 물량은 북미로 수출되며 차세대 효자 상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판매량은 저조했다. 스파크 EV 판매량은 2013년 10월 출시 후 2014년 70대, 2015년 151대, 올해 5월까지 95대로 상승세가 미미했다. 하지만 경쟁 모델이던 기아차 레이 EV 역시 판매량이 매년 200대 수준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국내 전기차 인프라 확충이 늦어진 영향이 더 컸다. 이렇다보니 한국GM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유일한 전기차 모델을 단종 시킬 경우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노조는 최근 1~2년새 국내 생산 라인업 감축이 집중되고 있어 더 민감한 모습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알페온과 말리부 디젤 등을 단종시킨데 이어 임팔라와 캡티바 후속 모델에 대해서는 수입을 결정했다. 국내 생산량도 줄어들고 있다. GM대우에서 한국GM으로 사명으로 바꾼 2011년 81만대에서 지난해 61만대로 25%나 빠졌다. 올해도 상반기 기준 30만대를 겨우 넘기며 지난해(31만6000대)보다 낮은 생산량을 보이고 있다.공장 가동도 마찬가지다. 부평2공장은 알페온 단종에 이어 임팔라 생산까지 놓치며 가동률이 떨어졌다. 부평2공장 생산 능력은 연간 12만5000대에 달하지만 현재는 50%에 불과하다. 전체 임직원수 역시 2012년 1만7000여명에서 지난해 1만6000여명으로 3년새 1000명 가까이 빠졌다.국내 생산량이 하락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1년 14만대에서 2015년 15만8500대로 2만대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한국GM의 위상이 글로벌 시장에 차량을 공급하던 생산기지에서 차량을 수입해 파는 판매기지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제품 단종으로 생산기지로서 한국GM의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GM의 수출기지 역할을 담당했던 한국GM이 판매 기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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