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한진해운이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항로 운영권' 일부를 계열사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정부당국과 채권단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1조원 규모의 유동자금을 마련하라고 압박하자 한진그룹은 마른수건을 짜는 심정으로 유동성을 마련해가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한진해운은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한진에 600억원 규모의 동남아 항로 운영권을 매각키로 했다. 한진은 육해공 물류그룹인 한진그룹에서 육상 운송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한진해운이 조건부 채권단 자율협약 돌입 당시 제출한 4112억원 규모의 자구안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 자구안이다. 한진해운은 칭다오, 다롄, 상하이 등 3곳에 있는 중국 물류법인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됐을 때 한진해운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211억원 가량이다. 이는 지난 4월 말 채권단에 낸 추가 자구계획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한진해운은 이 자구계획안에서 터미널 유동화를 통해 1750억원, 런던사옥 등 사옥 유동화 1022억원, 상표권ㆍ벌크선ㆍH-라인 지분 매각 1340억원 등 총 4112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담았다. 한진해운이 보유 자산을 매각하고 있지만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용선료 연체와 유류비 등 운영자금을 충당하기도 벅찬 상황이다. 채권단은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의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등을 통해 4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나머지 부족자금은 채권단이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한편 한진해운 보다 한 달 먼저 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은 전날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에 합류하는데 합의했다.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 가입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용선료 협상, 회사채 채무재조정, 해운동맹체 가입 등 자율협약 이행의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게 됐다. 현대상선은 "최근 2M이 협력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동맹 가입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은 큰 틀에서 완료됐고, 오는 8월 산업은행의 출자전환이 이뤄지는 대로 10월 운영상세계약서(OA) 체결을 완료할 것으로 전해진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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