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표적인 항구도시 리버풀의 컨테이너터미널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2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실시된 유럽연합(EU) 잔류ㆍ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결과가 예측불허인 상황에서 탈퇴가 확정될 경우 우리나라의 대(對)유럽연합과 대영국 무역투자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IIT) 등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브렉시트는 상품 및 서비스 교역, 투자, 금융 및 기타 서비스산업, 환율, 경제성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영국과 EU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상품과 서비스교역, 투자 등에서 부정적 영향연구기관들은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영국 및 EU와의 경제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으며 ▲한-EU FTA의 재협상 시 보상문제 ▲원산지 누적의 허용 여부 ▲ 한-영 FTA 협상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교역부문에서는 중기적으로 영국과의 교역에서 관세체계와 세관행정의 부재로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영, 한-EU 간 무역관계가 위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불확실성의 증가로 유럽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상실될 수 있으며, 기존 대영국 투자가 독일, 아일랜드, 스페인 등 다른 EU 회원국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제3국의 경우 영국을 EU 시장 진입의 관문으로 여겨 영국 투자를 결정해왔기 때문에 브렉시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한-EU FTA도 흔들…보상금 요구 가능성한-EU FTA는 EU에 영국이 포함돼 있는 것을 전제로 하여 상호 이익의 균형을 맞춰 체결한 협정이다. 영국의 EU 탈퇴 시 EU의 경제규모 및 시장규모의 축소로 인한 중대한 사유가 발생하기 때문에 재협상을 통해 보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브렉시트가 통과되더라도 영국이 EU를 탈퇴하기까지는 2년의 유예기간이 있어 이 기간 동안 새로운 한-영 FTA 도출을 위한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유예기간 동안에는 한-EU FTA가 영국과의 교역에서 그대로 적용되므로 기존의 특혜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기간 동안 우리나라와 영국 간 새로운 무역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영국 수출에서 적용받던 특혜관세는 사라지고 영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실행세율을 부과 받게 되어 우리 수출 제품의 가경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제트유 기계부품 등 대영국 수출품목은 부정적IIT는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품목별로 분석했는데 대영국 주요 수출품목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될 경우에는 기존 영국 수출 시 적용되던 특혜관세가 2년 후 사라지고 영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주요 수출제품들도 관세를 부과 받게 되어 우리 수출의 가격경쟁력 하락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최근 3년 평균 수출금액 기준 상위 15대 품목들 중에서 1000cc 이하 가솔린 자동차와 1000cc~1500cc 가솔린 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품목들은 0%로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영국 관세 당국이 실행세율을 한-EU FTA 당시 수준과 동일하게 설정할 경우 향후 대영국 수출에서 자동차는 10%, 제트유는 4.7%, 자동차 공기타이어 및 알루미늄 휠 등은 4.5%, 비행기 및 헬리콥터 부분품은 2.7%의 수입관세를 부과 받는다. -영국 시장내 경합품목은 품목별로 영향이 다르다. 영국 시장에서 EU와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미국, 중국, 대만 등의 국가들과 경합 중인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들(제트유, 운송기계 부품, 섬유, 석유화학제품 등)은 0%로 적용받던 관세효과가 사라지면서 대영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반면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 영국과 무관세로 교역하던 EU 역내 국가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관세장벽에 직면*하게 되어 우리나라 수혜품목의 가격경쟁력 약화 영향이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 영국법인이 2015년 12월 누적판매 100만대 돌파를 기념해 개최한 기념행사 모습.
-자동차는 중립적…위기이자 기회 EU 역내 국가 중 영국과의 교역이 활발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도 유예기간 2년 후 영국과 교역에서 관세장벽이 발생하게 됨에 따라 이는 우리 수출기업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단일시장체제 및 제3국과의 무역협정 효력 상실은 우리 수출기업에게 위협요인이자 기회요인이다.특히 EU와 영국 간 새로운 무역협정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영 간 현재 수준의무역협정이 마련될 경우 우리나라는 자동차(기준세율: 10, 주요 수출국: 독일, 프랑스, 벨기에)와 터보엔진 부품(기준세율: 2.7, 주요 수출국: 프랑스) 수출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도미노엑시트 우려…면밀한 모니터링 필요브렉시트로 인한 영국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는 영국 내 수입수요 감소로 이어져 우리 수출기업들의 對영국 수출을 감소시킬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영국 재무부 등 주요 경제 기관들은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EU 잔류 대비 경제 성장이 단기적으로 1.3~3.3%p, 중장기적으로 0.1~7.5%포인트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무역연구원 류승민 수석연구원은 "브렉시트로 인해 다른 EU 국가에서도 추가적인 도미노엑시트(Exit)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향후 유럽 진출을 고려하는 우리 수출기업들은 브렉시트의 동향과 각 국가로 파급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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