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기자의 Defense Club] '007작전' 방불케한 와일드캣 수송작전

와일드캣 4대는 영국 남부 요빌의 방산업체 핀메카니카에서 출발해 약 10만km이상을 비행해 13일 오후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해군이 도입을 추진해 온 유럽산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이 한국에 도착하면서 '007작전'을 연상케하는 수송작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와일드캣 4대는 영국 남부 요빌의 방산업체 핀메카니카에서 출발해 약 10만km이상을 비행해 13일 오후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와일드캣 4대를 싣은 수송기는 바로 러시아의 세계 최대 항공기 안토노프(Antonov) An-225다. 엔진 6개가 탑재된 안토노프 An-225의 날개폭은 약 88m, 이륙 가능한 최대 중량은 640t이다. 안토노프는 1980년대에 당시 소비에트연방공화국의 우주왕복선을 기체 상부에 싣는 것을 주요 목적이었다. 안토노프는 일년에 한두 번 밖에 수송 업무를 하지 않아 해당 항공기의 비행과 착륙을 목격할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착한 와일드캣의 육상수송도 만만치 않다. 김해공항에서 진해 해군기지까지 와일드캣을 이동시키기 위해 대형 무진동 트레일러 6대를 동원해야만 했다. 대형 무진동트레일러를 특별 주문한 것은 충격과 진동이 항공기에 줄 치명상을 막기 위한 것. 블레이드를 떼낸 와일드캣은 무진동 트레일러에 각각 싣고 부품 등을 2대에 나눠 탑재했다. 진해기지까지 소요된 시간은 약 2시간으로 헌병대는 물론, 민간경비업체까지 앞뒤로 따라붙어 이동경로를 철통엄호했다. 또 핀메카니카측은 기체 재조립, 해군의 최종 수락검사 지원 등을 위해 15명의 기술인력 등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일드캣 수송에만 100만달러(한화 약 11억 7000만원)가 들어갔다. 당초 방위사업청은 수송비용을 해상으로 계획하고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납품이 지연되면서 핀메카니카측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항공으로 수송했다.

진해 해군기지까지 군 관계자는 "와일드캣 4대가 한국에 도착했다"라며 "해군 진해기지로 옮겨져 수락검사를 포함한 일련의 평가 과정을 거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이번에 들어오는 와일드캣 4대의 실전 배치 시점은 내년 중반쯤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와일드캣은 현지 수락검사 결과, 작전요구성능(ROC)을 모두 충족했고 소나(음파탐지기)만 장착할 경우 3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소나와 어뢰 1발을 장착하면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와일드캣은 고성능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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