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옷·돌멩이·반창고 등에 붙는 전자소자 선보여
▲붙이는 전자소자가 개발됐다. 전사인쇄 한 박막형 폴리이미드 기판(왼쪽), 주사현미경 이미지(가운데), 박막형 폴리이미드 기판 주변에 형성시킨 섬모의 주사현미경 이미지(오른쪽).[사진제공=미래부] <br />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옷과 돌멩이에 달라붙는 전자소자가 개발됐습니다. 심지어 면봉에도 붙일 수 있습니다. 기존 옷감에 이 전자소자를 붙이면 입는 스마트 전자기기가 됩니다. 옷감에 붙이면 건강 모니터링을, 돌멩이에 접착하면 환경 모니터링 센서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이번 기술은 매우 복잡하고 거친 표면을 갖는 옷, 돌멩이, 반창고 등 다양한 소재에 고성능, 고집적 전자소자의 제작을 가능하게 합니다. 입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는 물론 컴퓨터, 의료, 환경 모니터링 센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인공 섬모를 이용한 전사 인쇄법은 다양한 사물과 동식물에 친환경적으로 전자소자를 부착시킬 수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이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기술과 연계한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의 핵심 플랫폼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성능·고집적 소자가 사용되는 전자섬유의 경우 반도체 공정을 통해 소자를 먼저 완성한 뒤 직물에 전사 인쇄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게 보통입니다. 이 때 직물 표면의 굴곡이 매우 복잡하고 구멍이 많아 충분한 접착력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전자소자를 옷에 붙이기 위해서는 움직임이나 마찰 등에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접착력이 필요하죠. 이 때문에 전사 인쇄를 할 때 기존 직물이 갖는 고유 특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직물과 소자 사이의 접촉면을 늘리는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연구팀은 수 마이크로미터의 얇은 두께를 갖는 고분자 유연기판 주변에 인공 섬모구조를 형성시켜 거친 직물 표면을 안정적으로 감쌀 수 있게 해 접촉 면적을 늘렸습니다. 실제 제작한 전자섬유를 학생 연구원의 셔츠에 꿰매 변형을 가하고 실생활에서 입고 다녔습니다. 1만 번의 반복적 인장변형과 세제를 풀어 놓은 물에 담금 세탁(20분) 후 30분 간 깨끗한 물에 씻어내 건조를 해도 소자의 전기적 특성은 유지됐습니다. 이번 전자소자는 높은 접착력으로 직물뿐 아니라 반창고, 차(tea) 거름망, 면봉, 돌멩이 등 평평하지 않고 복잡한 표면에도 전사 인쇄가 가능해 다양한 분야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연구는 고흥조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6월1일자(논문명:Robust and stretchable indium gallium zinc oxide-based electronic textiles formed by cilia-assisted transfer printing)에 실렸습니다.고흥조 교수는 "단순한 구조의 소자 응용에 국한돼 온 기존 전자섬유의 기술에서 한 걸음 나아가 고성능·고집적 소자들을 직물 등 여러 복잡한 표면에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입기에도 편리한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건강과 환경 모니터링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전자소자는 면봉과 돌멩이에도 붙일 수 있다.[사진제공=미래부]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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