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영국 정치권에서 찬반 양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영국 도착에 맞춰 현지 일간 텔레그래프에 낸 기고를 통해 "최종 결정은 영국 유권자들의 몫이나 우방으로서 솔직히 말하면 영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국에게도 깊은 관심사"라면서 "영국이 EU에 남아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복잡하게 연결된 세계에서 이주, 경제 불평등, 테러,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단행동이 필요하며 최근 이란 핵문제 합의나 프랑스 파리 기후협약 타결은 EU 안에서 영국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줬기 때문이라고 상기했다. 그는 EU내 잔류가 영국에 경제적으로 이득이라고 설명하면서 미국이 EU와 추진하는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포함해 영국이 EU 안에 있을 때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등 브렉시트 반대 진영으로부터 환영을 받았지만 찬성쪽으로부터는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브렉시트 찬성 운동을 이끌고 있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당수는 폭스뉴스에 "브렉시트 반대를 독려할 목적이라면 오바마는 그냥 미국에 있는 게 낫다"면서 그의 발언을 '중대한 간섭'이라고 평가했다. 패라지 당수는 "미국 역시 영국이 대선에 간섭하거나 후보를 지지하는 등의 행동을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EU가 뭔지 제대로 모르는 사람 중 하나"라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달 100명이 넘는 영국 하원의원들은 주영미국대사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미국 대사가 오바마 대통령의 내정 간섭을 막는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브렉시트 찬성을 지지하고 있는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다른 나라가 자신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을 조금도 허락하지 않는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영국 정부와 백악관 측은 오바마 대통령의 의사 표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동맹의 어떤 조언이라도 환영한다"면서 "세계 지도자들 가운데 영국이 EU를 떠나야 된다고 주장하는 이는 찾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벤 로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의견을 물어본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우방으로서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말했듯이 미국은 EU에 남아 있는 강한 영국을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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