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리우를 밝혀라' 聖火에 거는 기대

성화 채화[사진=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리우데자네이루(리우)를 밝힐 불꽃이 타오른다. 올림픽의 하이라이트 성화(聖火). 2016 리우 올림픽(8월 6~22일·한국시간)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의식이다. 리우 올림픽 성화는 오는 21일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 서부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한다. 기원전 776년 고대 올림픽이 태동한 발상지다. 사제로 분장한 그리스 여배우 카테리나 레호우(49)가 태양광선을 포물면 거울(오목 거울의 하나)의 안쪽에 집중시켜 불꽃을 만든다. 레흐는 2014년 중국 난징에서 열린 유스 올림픽의 성화 채화행사도 담당했다. 성화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윈회(IOC) 위원장(63)을 필두로 봉송인원 약 450명을 거쳐 엿새 동안 그리스 주요 유적지를 돈다. 이동거리는 1388마일(약 2233㎞). 기원전 490년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아테네까지 단숨에 달린 뒤 쓰러진 그리스 병사 페이디피데스의 발자취가 담긴 '마라토나스'도 여정에 포함된다. 에두아르도 파에스 리우 시장(47)과 카를로스 누즈만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장(74) 등 브라질 대표단은 오는 27일 근대 올림픽 첫 대회(1896년)가 열린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성화를 인계한다. 불꽃은 다음달 3일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 도착해 약 2만㎞에 달하는 여정을 시작한다. 브라질 내 328개 도시를 거친 뒤 개막일에 맞춰 리우에 도착할 예정이다. 리우 올림픽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으나 현지 분위기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올림픽 개최를 주도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69)이 탄핵 위기에 몰렸다. 브라질 하원이 지난 18일 실시한 표결에서 위원 513명 중 정족수 3분의 2가 넘는 367명이 찬성표를 던져 탄핵안이 가결되고 칼자루가 연방 상원으로 넘어갔다. 2주 안에 다시 표결을 해 전체 의원 81명 중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다.

리우 올림픽 성화

그는 2014년 재선을 앞두고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숨기기 위해 국영은행의 돈을 끌어다가 경제가 좋은 것처럼 속였다는 혐의(회계부정)를 받고 있다. 2003~2010년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이사회 의장을 지내면서 불법 정치자금 2억 달러(약 2400억 원) 이상을 받은 혐의도 있다. 여기에 브라질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3.6%로 집계되는 등 정세가 불안하고, '지카 바이러스'까지 악재가 겹쳤다. 호세프 대통령은 정국혼란이 가중하자 성화 채화 행사에 참석하려던 당초 계획을 취소했다.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성화 봉송이 가라앉은 올림픽 열기를 북돋아 주길 바란다. 브라질리아에서는 국내외에서 약 40만 명(추정치)이 참석하는 대규모 성화 봉송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 임명된 히카르두 레이제르 체육부 장관(45)은 "정치·경제 위기에도 리우 올림픽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근대 올림픽에서 성화는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 때 처음 등장했다. 올림피아에서 채화해 대회장까지 봉송하는 행사를 처음 시작한 대회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이다. 당시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독일 체육계의 대부 칼 디엠이 낸 아이디어를 IOC에서 수용했다. 리우 올림픽은 성화를 점화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이전 대회에서는 개·폐회식과 육상 경기장을 한 곳에서 하는 주경기장에 성화를 점화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개·폐회식은 축구 전용 경기장인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하고 육상 종목은 '주앙 아벨란제 스타디움'에서 따로 한다.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유례없는 운영 방식을 놓고, 성화를 이원화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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